얼핏 보면 그냥 흔하디 흔한 커피메이커 이다.
예전에 게발리아 라고 하는 상표의 커피를 주문하면 공짜로 커피메이커를 끼워주곤 했는데, 남편 이름으로 한 번, 내 이름으로 한 번, 이사를 다닐 때마다 새로운 주소로 커피를 주문하면서 받은 공짜 커피메이커가 세어보진 않았지만 대여섯 대 되었던 것 같은데… (물론 그 중에 몇 개는 지인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남편과 내 학교 연구실에 가져다 놓고 쓰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나 많은 커피 메이커를 놔두고 새로 산 이 기계는 남편이 분석한 바, 가장 공학적으로 커피맛을 잘 추출해내는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무슨 스페셜티 커피 협회인지 하는데서 가장 좋은 기계라고 인증도 받았다고 한다.
생원두를 직접 로스팅해서 며칠간 이산화탄소를 빼고난 다음, 손으로 갈아서 직접 커피를 만드는 남편이 더욱 궁극의 커피맛을 추구하면서, 그만의 집요한 탐구정신과 함께 발견한 아이템이다.
커피를 만드는 물의 온도가 여느 기계보다도 훨씬 더 뜨겁고, 커피 원두에 머무르는 시간이 너무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아서 최적의 커피 맛을 낸다고 하는데, 정말로 커피 맛을 보니 그 차이가 느껴진다. 뭐랄까… 조금 더 정성이 깃든 맛…?
심지어는 커피를 사기 잔에 마시는 것과, 스텐레스 스틸로 만든 텀블러에 부어서 마시는 것에도 맛의 차이가 있는 것을 알겠다. (물론 사기 잔의 커피가 훨씬 더 맛있다.)
이렇게 보다 나은 커피맛을 항상 추구하다보니, 이젠 스타벅스 같은 곳에서 파는 커피나, 싸구려 원두를 아무 기계로나 내려서 만든 커피는 정말 맛이 없어서 못먹을 지경이 되었다. 이 분수에 안맞는 호사를 어쩌지…? 하다가도 커피 한 잔에 이렇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좋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 아마존에서 배송해온 물품 하나 더!
냉동 건조 딸기이다.
원래는 이렇게 생긴 씨리얼에서 딸기만 골라달라고 하는데, 봉지에서 일일이 골라내기가 귀찮기도 하고, 또 남은 씨리얼만 먹는 것도 지겨운지라 인터넷을 검색해서 딸기 건더기만 파는 것을 구입한 것이다.
처음에는 아마존 닷 컴에서 말린 딸기 라고 쳐봤더니 건포도 처럼 찐득찐득한 것이 검색되었는데, 다시 열공하여 찾아보니, 이것은 냉동건조 딸기라고 한다.
그런데 배송된 것을 열어서 한 개 맛을 보니, 씨리얼 봉지에서 골라낸 것과는 달리, 단 맛이 거의 없다.
정말로 순수하게 딸기만을 얼리면서 말린 것이라 딸기 본연의 신 맛이 강하고 단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둘리양이 맛없다고 안먹겠다 하고 걱정을 했는데…
요 녀석 무척 맛있게 잘도 먹는다.
사진 찍게 입에 넣지 말고 잠시만 들고 있으라고 해도, 카메라 촛점을 맞추는 동안을 못기다리고 입안에 넣기가 바쁘다. 입맛이 정말 특이한 녀석이다.
2015년 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