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코난군이 애플비 레스토랑에를 가자고 했다. 왜그런고 물어보니 며칠전에 길건너 이교수님이 눈치우는 것을 도움받은 댓가로 밥을 사겠다고 해서 갔던 애플비 레스토랑에서 코난군을 위해 주문했던 오레오 쿠키 밀크쉐이크가 먹고 싶단다.
고작 그것 한 잔 마시자고 온가족이 레스토랑에 총출동할 필요가 있나. 늘 하던대로 직접 만들면 되지 🙂
간식 찬장을 뒤져보니 오래된 오레오 쿠키 작은 봉지 하나가 마침 남아있었다.
마침 낮잠에서 깬 둘리양에게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한 시간이기도 했고, 코난군도 재미있으라고 아이들이 직접 만들게 해주었다.
가장 먼저 오레오 쿠키를 잘게 부수고
원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들어가지만, 우리집 냉장고에는 민트 초코렛칩 아이스크림 밖에 없어서 그걸 대신 넣기로 했다.
이젠 제법 컸다고 무거운 아이스크림 주걱을 잘도 사용하는 코난군
구경하는 둘리양도 무척 즐거운 모습이다.
잘게 부순 오레오 쿠키를 아이스크림에 섞는 것은 둘리양의 몫
쿠키가 잘 부서지라고 물을 조금 넣었더니 이렇게 시커먼 죽처럼 되었다.
거기에 우유를 붓고
모양과 색깔은 점점 더 기괴해져 가는데…
아이들은 점점 더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차고 있다.
남편이 언젠가 야드세일에서 싸게 건져온 도깨비 방망이 블렌더가 이럴 때 간편하게 쓸 수 있어서 좋다.
다 만들어진 음료의 맛이야, 설명할 필요도 없이 민트 아이스크림에 쿠키를 섞은 맛이다. 즉, 어른 입맛에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달기만 한 맛.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재료만 들어갔고,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든 음료라 그런지 맛있게 마셨다.
별거 아닌 활동으로 두 아이 간식도 먹이고 기분도 좋게 만들었더니 엄마를 더이상 귀찮게 하지 않고 지금은 둘이서 사이좋게 컴퓨터로 만화영화를 보면서 놀고 있다. 엄마는 얼른 사진 찍은 것을 편집해서 인터넷이 올리라고 하기까지 했다.
애들이 자라니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져서 좋다.
2015년 2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