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우연히 생활의 달인 이라는 프로그램을 앞부분만 조금 보게되었는데, 팥빙수를 아주 맛있게 만드는 사람이 나와서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하는 코너였다. 팥을 삶을 때 무즙과 꿀을 넣는 등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었으나, 그보다도 더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팥빙수 위에 얹는 찰떡이었다.
여름 방학동안 시간도 많은데 한 번 따라해보자 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 집에 제분기도 마련했으니 쌀가루 만들어서 떡 만드는 일도 더이상은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니 말이다.
오아시스 마트에 가서 찹쌀을 한 봉지 사왔다. 찹쌀 옆에 있는 코코넛도 중요한 재료이다.
제분기에 돌리니 금새 방앗간 수준으로 곱게 갈린 쌀가루가 나온다.
찹쌀 가루 두 컵에 소금 티스푼으로 하나, 설탕은 밥숟갈로 세 번 넣어서 끓는 물로 익반죽해 경단을 빚었다. 아이들이 몰려와서 엄마가 플레이도우를 가지고 논다며 구경을 했다. 그리고 한 개씩 들고가서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경단 고물을 만들 차례이다. 생활의 달인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만들어보았다.
가장 먼저 코코넛을 쪼개서 속살을 긁어모은다.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곱게 갈았더니 맛소금과 굵은 소금 정도 크기의 입자로 갈린다.
냄비에 넣고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덖어주니 티비 화면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한 모양의 고물이 완성되었다. 수분이 증발하면서 고소한 맛이 더욱 짙어지는 것 같았다.
끓는 물에 데쳐낸 찹쌀 경단을 건져서 고물을 묻히니
제법 먹음직스런 모양의 경단이 완성되었다.
날카로운 자아비판을 하자면, 익반죽이 너무 되어서 그랬는지 떡이 조금 단단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익반죽을 조금 더 질게 만들어 보아야겠다.
다음은 얼음을 갈아서
단팥과 연유를 얹고 경단으로 마무리해서 마침내 팥빙수가 완성되었다.
2015년 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