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이나 생물학과는 거리가 먼 전공과 직업을 가진 내가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것은 인터넷 필명 파토 라는 이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방송,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자매 방송 <과학책이 있는 저녁> 의 첫 방송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과학이란, 국민학교 자연 시간에 들고다니던 물체주머니, 동생이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아오던 과학상자, 학기 첫 시간에 나를 질리게 만들었던 물리 문제 – 하늘을 향해 45도 각도로 이륙하는 비행기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속도를 구하라? 왜? 비행기의 속도는 속도계를 보면 되고, 그림자의 속도는 도대체 누가 궁금해 한다고 그걸 구해야 하지? – 그리고 대학으로 진학한 이후로는 쳐다볼 일도, 관심을 가질 일도 없는 분야의 학문이었다.
과학자인 남편을 만나 함께 살면서 자연과학 자체에 관한 지식은 더 얻지 못했지만, 최소한 물리학자의 사고방식과 가치판단 근거를 이해하게 되기는 했다 – 나와는 사뭇 다른… 🙂
인터넷 싸이트 딴지일보에서 파토 라고 하는 이의 재치넘치는 글을 읽으면서는 과학보다도 파토의 글을 읽기가 즐거웠고, 그러다보니 그가 시작했다는 팟캐스트 방송을 즐겨 듣게 되었다.
그런데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팟캐스트로 들으면서 점점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여겼던 분야에 대해 새로이 배우는 것이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물론 파토의 재치있는 입담과, 영화나 일상생활과 관련지어 풀어내는 방송의 구성이 그 재미에 단단히 한몫을 했다.
과학책을 한 권씩 소개하는 <과학책이 있는 저녁>의 첫 방송 주제가 바로 도킨슨의 이기적인 유전자 였다. 원래는 1976년에 처음 출판된 책인데 한국어로 번역되어 한국에 소개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2010년대이다.
제목이 흥미로와서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지만, 또한 동시에 제목때문에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오해받기 쉬운 내용이어서 첫 방송에서 소개한다고 했다.
이 책의 내용은 사실상 대학교 생물학 교과서 내지는 심도있는 지식을 위한 참고서의 수준이다.
인류를 포함한 생물의 진화에 있어서 유전자의 역할을 설명하고, 인간이나 동물의 행동을 진화와 유전자를 통해 해석하고 있다.
몇 달에 걸쳐 영어로 된 책을 열심히 읽었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렇게 내용 정리가 간략하게 잘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
https://ko.wikipedia.org/wiki/%EC%9D%B4%EA%B8%B0%EC%A0%81_%EC%9C%A0%EC%A0%84%EC%9E%90
2015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