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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고 출근한 날

추수감사절 방학을 앞두고 계획세우기

 

댜음주 한주간이 추수감사절 방학이지만, 성질급한 학생들은 벌써부터 자체방학을 해서 캠퍼스가한적하다.

오늘은 아침 아홉시에 후배 교수의 부교수 승진 심사에 관한 회의가 있었고, 열두시 반에는 추수감사절과 관련한 이벤트가 있는데, 내가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패널로 초빙되어서 다른 두 분의 외국인 교수들과 함께 외국의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명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의미를 설명해주게 되었다.

우리학과 동료교수 갸스통 (그도 부르키나파소 출신 외국인이다) 이 다이버스티 다이어로그 라고 하는 학교 행사를 주관하는 커미티에 있는데, 동성연애라든지, 장애인을 위한 평등한 기회, 등등의소수자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한 행사를 매 달 주최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추수감사절 방학도 있고 하니 외국의 명절을 주제로 행사를 기획했고, 내가 토론 패널로 초대를 받은 것이다.

언제나 친절하고 사람좋은 갸스통의 초대를 차마 거절하지 못해 참석하겠노라고 그냥 대답한 것일 뿐인데, 이 달의 다이버스티 다이어로그를 알리는 학교 전체 메일에 떡하니 박힌 내 이름을 보니, 이건 내년도 연간업적보고서에 제대로 하나 쓸 거리가 되는 듯 하다 🙂

내년에는 정교수 승진 심사를 받게 되는데, 오늘 패널 일도 그렇고, 아너스 펠로우로 선발되기만 하면, 지난 여름에 받은 상도 있겠다, 별 무리없이 무난하게 승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교수, 부교수, 그리고 가장 마지막 직위가 정교수인데, 영어로 된 직함은 각기 Assistant Professor, Associate Professor, and Professor 이다. 그러니까 정교수란, 그냥 교수인 것이다. ㅎㅎㅎ

 

암튼, 생각보다 큰 행사에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로 참석하게 되었으니 무언가 준비를 조금이나마 해야겠다 싶어서 14년 전 결혼식에서 입은 이후 내내 옷장을 지키고 있던 한복을 꺼내서 입었다.

한복을 차려입고 둘리양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러 갔더니 모든 선생님들이 탄복을 하며 "둘리양, 너 오늘 어디서 진짜 공주 한 명을 데리고 왔니?" 하고 인사를 해주었다.

치렁치렁한 한복을 입고 출근준비를 하던 나를 배려해서 오늘 강의가 없는 남편이 둘리양을 데려다줄까? 하고 제의했지만, 예쁘게 차려입은 엄마와 등원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고 싶어서 그냥 내가 등원을 시키기로 한 것인데, 작전이 제대로 성공했다 🙂

 

내가 어렸을 때를 회상해보면, 우리 엄마는 우리반 친구들의 엄마 그 누구보다도 젊고 예쁘고 교양있는 말투를 쓰는 분이었다. 그래서 엄마가 간혹 우리 학교에 오실 일이 있으면 내 친구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저 사람이 너희 엄마야?" 하고 묻곤 했었고, 나는 무척 자랑스럽게 "응" 하고 대답했었다. 외국으로 다니시는 직업때문에 아버지가 우리 학교에 오실 일은 거의 없었지만, 아버지 역시 어딜가든 풍채나 인물로는 뒤지지 않는 분이라, 어쩌다 친구들에게 아버지를 소개할 때면 항상 자랑스러웠다.

내가 맏이라서 언제나 우리반에서 가장 젊은 아빠 엄마를 둔 것도 어찌보면 행운이었다. 젊고 예쁘거나 잘생긴 엄마 아빠 덕분에 내 어깨를 한 번 더 우쭐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내일은 추수감사절 방학이 시작되기전 마지막 날이라 교생들의 실습지를 한 바퀴 돌며 방학 잘 보내란 인사를 할 계획이다. 다들 무탈하게 거의 학기 종반까지 실습을 해왔으니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를 해주고, 담임 선생님들께도 명절 잘 보내시란 인사도 하려고 한다.

그리고나면 코난군의 슬립오버 생일파티를 준비하기 위해서 케익도 굽고, 장식도 달고, 집청소도 해야겠다.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코난군을 비롯한 네 명의 어린이 손님을 대접하고나면 일요일은 코난군의 생일 당일이니 어디 근사한 곳으로 가서 외식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월요일에는 아이들은 학교를 가고, 남편은 노던버지니아 한국 마트로 가서 김장을 위한 재료를 사올 예정이다. 그러니 올해 김장을 어떤 규모로 몇 가지 종류를 만들지도 정해야 하고, 김치를 버무리는 날이나 그 다음날에는 손님을 부를지, 한국인 미국인을 따로 부를지, 몇 명이나 부를지, 점심이나 저녁 초대를 할 것인지, 등등을 의논해서 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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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에 난 뾰루지가 아물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화장으로 가려지지 않는다 ㅠ.ㅠ

 

동료교수들이 예쁘다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부탁해서 찍은 사진 추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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