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샤와 곰, 그리고 사모바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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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이 즐겨 보는 티비 만화 중에 마샤와 곰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둘리양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 아이 마샤는 이웃에 사는 곰네 집에 매일 놀러가서 곰을 성가시게 만들거나 대형 사고를 친다.

둘리양은 같은 어린이 입장에서 마샤의 소동을 재미있게 시청하지만, 어쩐지 나는 곰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아하하하~" 하고 웃는 마샤가 얄미울 때가 많다 🙂

넷플릭스 메뉴에는 영어로 Masha and the Bear 라고 나올 뿐이지만, 마샤의 복장이나 이름, 여러 가지 생활배경이 러시아를 연상하게 한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역시나 러시아에서 제작한 만화이고, 러시아의 뽀로로라고 불리울 만큼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그건 그렇고, 어느날 아제르바이잔 출신 친구 교수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그 집에 놀러갔다가 이렇게 생긴 물건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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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제법 크고 주전자처럼 물을 따라내는 꼭지가 달려있는 것으로 보아 찻주전자 같긴 한데, 특이한 것은 그 주전자 안쪽에 불을 피웠는지 그을음이 많이 묻어있었다.

저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고 친구 교수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다른 손님들을 응대하느라 바쁜 생일 주인공을 방해하기 미안해서 그냥 넘어갔었다.

 

그리고 얼마 후 집에서 티비를 보다가 그 신기해 보이는 물건을 다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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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샤 때문에 매일 골머리를 앓는 곰이 바로 그 신기한 물건으로부터 차를 따라서 마시는 장면이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구글 검색창에다가 러시아 찻주전자 등의 키워드를 넣고 마침내 이 물건의 이름과 용도를 알아냈다.

사모바르 (Samovar) 라고 하는 러시아 찻주전자는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이, 주전자 안쪽에 불을 피워서 뜨거운 물을 끓이고, 맨 꼭대기에는 작은 찻주전자를 얹어서 진한 차를 따뜻하게 보관하면서, 뜨거운 물을 찻잔에 받아 진한 차를 조금 넣고 희석해서 마시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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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처럼 추운 나라에서는 뜨거운 물을 끓여서 보통의 주전자나 찻잔에 담아두면 금새 식어버리게 되니, 이런 방식으로 따뜻한 물을 계속해서 공급하고, 또 불을 피워서 따뜻한 찻주전자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손도 쬐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렇게 여러 가지 목적으로 이런 물건을 사용하는가보다.

아제르바이잔은 1991년에 독립하기 전까지는 소련의 일부였고, 지리적 문화적으로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이다보니, 친구 교수집에서도 사모바르를 사용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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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차와 함께 먹는 동그란 쿠키를 이렇게 사모바르에 둘러놓고 따뜻하게 데워 먹기도 한다는데, 이 쿠키는 오아시스 마트에서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너무 심플해 보여서 별로 맛있을 것 같지않아서 한 번도 사먹어본 적은 없지만, 최소한 어떻게 먹는지는 알아냈다.

 

마샤와 곰 에피소드 중에 하나인데, 사모바르가 앞부분에 잠시 출연하고, 마지막 부분에서 정확하게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에피소드 처럼, 마샤와 곰 만화는 말로 하는 대사가 거의 없다. 마샤가 짧은 문장으로 말을 하는경우가 드물게 있고, 곰은 전혀 말을 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으로 연기를 한다. 어쩌면 그래서 어린이들이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어휘력이 딸려도 눈으로 보기만 해도 이야기가 이해가 되니 말이다.

 

별 것도 아니고, 이걸 알았다고 해서 당장 러시아 차와 쿠키를 먹어볼 계획도 없지만, 그래도 궁금증을 하나 해결하면서 잡학적인 지식 하나를 추가할 수 있어서 작은 재미를 느꼈다.

 

 

 

2016년 1월 15일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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