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total views,  1 views today

날씨로 인한 휴교와 둘리양의 열감기 때문에 두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얼마전에 두 아이들을 학교에 데리고 출근했던 어느날, 아이들끼리 얌전하게 놀고있으라고 당부해놓고 다른 건물에 볼일이 있어서 10분 정도 자리를 비운 일이 있었다.

코난군은 같은 반 친구이자 우리 학과 동료교수의 아들인 대니얼과 함께 내 연구실 바깥에 놓인 큰 탁자에 앉아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며 놀고 있었고, 둘리양은 내 연구실 책상 한 켠에서 디즈니 공주 그림에 색칠을 하고 가위로 오리는 놀이에 몰입하고 있었기에,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은 별 문제없어 보였다.

그런데 10분? 15분? 정도 후에 연구실로 돌아오니 무슨 일인지 둘리양이 울고 있고 코난군과 대니얼은 그 옆에서 난처한 얼굴을 하고 서있고, 그 옆 책상에서 일을 하던 대학원생 조교가 둘리양을 달래주려고 애쓰고 있었다.

조교가 말해주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둘리양이 오빠들이 노는 테이블로 구경을 나왔다가 서로 장난을 치고 노는 과정에서 둘리양이 자기 발에 걸려 넘어졌고, 아픈 것보다도 챙피함때문에 큰 목청을 자랑하며 울었는데, 코난군이 그런 동생을 달래주려고 갖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어디가 다쳤는지 살펴보고, 괜찮다며 안심시켜주고, 토닥여주고, 정말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한다 🙂

둘리양은 오빠와 단둘이었다면 얼른 울음을 그쳤겠지만, 낯선 곳에서 잘 모르는 조교언니까지 다가와서 달래주려고 하니까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계속 울었나보다.

조교 학생이 나중에 따로 한 번 더 내게 말하기를, 코난군이 정말 좋은 오빠노릇을 하더라며 칭찬을 했다. 

 

그 다음 날 저녁에 눈폭풍 때문에 온동네가 마비되고 – 마트에 우유와 신선식품이 동이 나서 두 군데를 돌아서 우유와 식량거리를 사다놓을 수 있었다 – 온가족은 집안에 갇혀지내고 있는데, 두 아이들은 팝콘을 먹으며 큰 스크린으로 만화영화를 함께 보고 있었다.

그런데 코난군이 부엌으로 오더니 아주 익숙한 솜씨로 찬장에서 컵을 꺼내고 냉장고에서 우유병을 꺼내서 두 잔을 따른다. 아예 엄마를 찾을 생각도 없이 능숙하게 꽤나 큰 우유병을 꺼내서 흘리지도 않고 잘도 따른다.

IMG_2220.JPG

 

그러더니 빈 병은 시키지 않아도 차고에 있는 재활용 쓰레기 바구니에 갖다 버린다.

IMG_2221.JPG

 

그리고는 동생이 기다리고 있는 소파로 돌아가서 우유잔을 건내주고 다시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감상했다.

IMG_2222.JPG

둘이서 영화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팝콘을 권하기도 하며 어찌나 다정하게 노는지…

IMG_2223.JPG

무언가를 먹을 때마다 자신의 것만을 챙기지 않고, 꼭 동생이나 아빠 엄마에게도 먹을건지 물어보고, 맛있는 음식은 괜찮다고 사양해도 꼭 먹어보라고 권하는 코난군은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2016년 1월 24일

Related Posts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