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5일 월요일은 원래대로라면 강의가 두 개나 있고, 교생들이 제출한 점검하고 코멘트를 달아주어야 할 레슨플랜과 각종 문서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바쁜 날이다.
게다가 월요일이니만큼 주말 동안 처리하지 못하고 미루어 두었던 이메일이라든지 여러 가지 행정 업무도 처리해야 해서 월요일이 한 주간 중에서 가장 바쁜 날이다.
둘리양이 등원할 때 주말 동안 세탁해둔 담요와 베개와 외투와 모자 장갑 등도 챙겨야 하는 날이고, 코난군도 등교 준비물을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남편은 월요일 아침에 특히 교통량이 많으니 강의에 늦지 않으려면 서둘러 출근해야 하고, 물론 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가지고 가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을 면제받은 날이 되었으니 진정으로 큰 생일 선물을 받은 셈이다 🙂
오늘 눈이 많이 온다고 해서 어제 미리 식량을 사다 두었고, 그 중에 국거리 쇠고기 한 팩을 잘게 썰어서 참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볶기 시작했다.
쇠고기가 절반 쯤 익어갈 무렵이면 불려둔 미역을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서 넣고 함께 볶는다.
미역국에는 파나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더 맛있다.
국간장을 넣고 미역과 쇠고기를 조금 더 볶아준다.
그리고 물을 넣고 중간 불에 뭉근히 오래오래 (30분 이상, 한 시간 이상도 좋음) 끓이면 맛있는 미역국이 된다.
국을 끓이면서 남편이 만들어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과장이 아니라, 직접 로스팅해서 손으로 갈아서 80도씨의 물과 공기의 압력으로 추출해서 만든 커피는 스타벅스나 큐릭 같은 커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분주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려고 하니, 엄마는 저리가서 자기들이 완성할 때 까지 가까이 오지말란다.
아침을 먹으면서 오늘이 엄마 생일이라고 말해주었더니 둘이서 힘을 모아 거대한 생일카드를 만들어 주겠다며 들떠있다.
등허리와 궁뎅이가 노출되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작품활동 중인 코난군과, 열심히 보조하는 둘리양.
창 밖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이 눈 덕분에 우리 네 가족 모두의 학교가 문을 닫아서 오늘 하루 우리 가족은 집안에서 다 함께 지낼 예정이다.
행복한 생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