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82쿡 게시판에는 봄나물 요리가 많이 올라와서 내 침샘을 자극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달래를 넣고 만든 양념 간장 – 달래장이라고들 부른다 – 은 비빔밥에도 넣어 먹고, 김에 밥을 싸먹을 때도 곁들이는 등, 그 쓰임새가 다양하고 상큼한 맛과 향이 좋다고 해서 아주 많이 먹고 싶은 음식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지난 번 샬롯의 지마트에 갔더니 이렇게 달래를 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머, 이건 사야해!" 하고 집어왔는데 요리를 하면서 사진을 찍으면서야 가격을 확인했다.
그만큼 값에 연연하지 않고 귀한 달래를 구입한다는 것에만 집중해서 구입한 것인데 지금 보니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한 줌 정도 밖에 안되는 달래가 무려 4달러가 넘는다.
한줌 밖에 안되는 분량인데 시들고 못먹을 것 같은 부분을 제거하니 이만큼이나 된다.
먹을 수 있는 건 이제 반 줌이나 될까…?
이만큼 다듬어 내느라 오래도록 서있었더니 다리가 아프고 손바닥과 손톱 아래는 흙과 진액으로 꺼멓게 물이 들었다.
잘게 썰어서
간장에 달래가 잠길 정도로 간장을 붓고, 거기에 설탕 ,고춧가루 깨소금, 참기름을 더하면 완성이다.
다듬기에 비하면 만드는 과정은 허무할 정도로 너무 간단하다.
돌김을 구워서 밥을 싸먹어보니 달래장이 맛있기는 하지만, 달래 다신에 파를 잘게 다져넣고 만든 양념간장과 그리 맛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파를 다듬는 것과 달래를 다듬는 일의 번거로움을 비교하면, 그리고 너무 비싼 달래의 가격을 생각해보니, 이렇게 한 번 만들어 먹어본 경험만으로 충분하지, 다시 해먹지는 않을 것 같다.
원래 이런 나물이나 푸성귀 음식 종류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남편은 (아이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한번 흘깃 보더니 이거 우리집 뒷마당에 자주 올라오는 거 아니냐고 한다.
그러게… 나도 삼십여분을 다듬으며 들여다보니 뒷마당 잔디 틈에서 가끔 보이던 그 풀과 흡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
이 다음에 정 달래가 다시 그리워지면 그 때는 우리집 잔디를 잘 살펴봐야겠다 ㅎㅎㅎ
샐러드 드레싱이 얼마 남지 않아서 드레싱 대신에 달래장을 얹어서 샐러드를 먹기도 했다.
이렇게 먹어봐도, 특별하게 맛있다는 느낌은 없다.
어쨌든 달래에 대한 한풀이는 했고, 별로 맛없음을 (내 생각엔 한국에서 먹는 달래는 이렇게 맛없는 것이 아니지 싶다. 아무래도 토양이 달라서 맛도 다른 듯 하다)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요리였다.
2016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