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몬트리올의 관광 명소 중에는 성당이 두 군데 있었다.
노트르담 성당과 성요셉 성당인데, 우리가 묵었던 공항 근처 호텔에서 몬트리올 시내로 들어가는 동선을 따르면 성요셉 성당이 먼저 나온다.
우리 가족이나 부교수는 천주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그냥 건물 구경이나 하려고 들렀던 곳이었지만, 사실 이 곳은 기적의 치유 은사를 베풀었던 앙드레 수사로 유명한 곳이다.
앙드레 수사는 자신도 허약한 몸에 만성 질병을 앓고 있었고 성요셉 성당의 수위로 일했던 보잘것 없는 사람이었지만 성당을 찾아온 아픈 사람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함께 기도해주고 하다보니 그들의 병을 치료하게 되는 기적이 일어나서 이 성당이 유명해졌다고 한다.
암튼, 성요셉 성당은 동산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무척 웅장해 보였다.
둘리양이 좋아하는 공주님들이 오르내릴 것 같은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 어지간한 운동이 될 정도로 높았다.
성당의 상층부에 올라가면 하늘과 더 가까워지는 만큼 발아래 세상이 더 멀리까지 보인다.
몬트리올 시가지와 그 너머 온타리오 호수까지도 보였다.
성당의 내부는 노트르담 성당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경건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좋았다.
평일에도 거의 매 시간 미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앞쪽 제단 가까이에는 천주교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고, 우리같은 관광객들은 뒷편 멀찌감치에서 구경을 했다.
우리 일행 중에 유일한 천주교 신자인 김상무는 혼자서 기도도 하고 돈을 내고 촛불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성당에 자주 가지 않는데 이 멀리 캐나다까지 와서 기도하고 촛불을 켠다며 웃기도 했다.
성당 바깥의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거나, 내부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성당의 상층부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가파르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네 번이나 갈아타고서야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예전에 대학 다닐 때 이대 전철역 안의 가파르고 긴 에스컬레이터가 생각나고, 그 때 함께 다니던 친구들과 다시 뭉친 것도 재미있어서 혼자 슬며시 웃었다.
성당의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광장의 모습이다.
윗층에도 별도의 예배실이 있었는데 여기도 웅장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의자에 앉아서 잠시 쉬기도 하고 파이프 오르간을 구경하기도 했다.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면 이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가장 아랫층으로 내려와서 구경한 이 곳은…
바로 기적의 앙드레 수사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부교수, 내 카메라에 찍힌 네 사진인데 예쁘게 잘 나왔지? 누가 봐도 교수가 아니라 학생같아 보인다 🙂
주렁주렁 매달린 것은 지팡이와 목발이다.
이 성당에 들어올 때는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했던 사람들이 앙드레 수사의 기도를 받고 기적처럼 다 나아서 성당을 떠날 때에는 지팡이가 더이상 필요가 없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감사의 표시로 지팡이를 남겨놓고 간 것을 모아서 전시해둔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있고, 마음에 힘을 얻어 몸의 병을 물리쳤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로 앙드레 수사에게 기적의 힘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암튼, 저 지팡이들을 보면서, 우리 가족도 더 건강해지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몸과 마음의 병을 모두 치유받았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다.
2016년 7월 15일
– 성요셉 성당…규모가 상당히 컸고, 아래 위층으로 성당 2곳이 한 건물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경건하고 조용한 분위가 좋았고. 하지만 유럽에 있는 성당들에 비해 예술적 아름다움, 전통, 역사성, 종교적인 진정성(?)은 떨어진다고 느꼈어. 개인적으로 인간의 병을 치유하는 효용성이나 기복신앙적 요소를 강조하는 종교는 싫어하거든….
– 유럽 여행을 하며 여러 성당을 둘러보았는데, 성당을 둘러볼 때마다 왠지 가까운 미래에 종교를 갖게 될 것 같고, 종교를 갖는다면 ‘천주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캐나다의 성요셉 성당과 노트르담 성당에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고.
-박파라치(소년공원)가 찍어 준 내 사진. 정말 맘에 든다. 언제 찍었지?? 톡으로 보내줘~~
이건 내 전화기가 아니라 카메라로 찍은 거라…
카카오톡으로 보내기가 좀 어렵구먼.
그냥 여기서 오른쪽 클릭해서 복사해서 가져가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