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싸이 박물관에서 가까운 거리에는 분수대가 있는 광장이 있었다.
구경만 하는 분수대가 아니라 누구라도 물속에 들어가서 놀 수 있도록 조성된 공원이었는데, 수영복을 갈아입히고 썬스크린 로션을 발라주어서 놀게 했더니 고작 40여분이 지났을까? 아이들이 재미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하기야, 아직 어린 아이들은 아장아장 물속을 걸어다니며 재미있고, 어른들은 벤치에 앉아서 시원한 경치를 즐길 수 있지만, 코난군 또래 남자 아이들은 그보다 더 과격한 즐거움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수영복을 입은 채로 이동한 곳은 타룬네 동네 커뮤니티 풀장이었다.
여기는 쉽게 말하자면 구청에서 비영리로 지역사회 주민을 위해 운영하는 풀장인데, 블랙스버그 우리 동네의 커뮤니티 풀과 비교하면 무척 크고 호화로운 시설이었다 🙂
이 지역 주택보유자들에게 부과하는 재산세가 우리 동네에 비하면 무척 높은 편이었는데, 세수가 많으니 공공시설도 화려하다 싶었다.
둘리양은 놀랍게도 엄마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미끄럼틀에 올라가서 타고 내려오는 것을 반복했다.
낯선 곳에서 이런 위험한(!) 도전을 한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발전인데,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해서 엄마가 바로 옆에 있어주지 못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은 더더욱 괄목상대한 발전이다.
이 날 땅짚고 헤엄치기 기술을 익혀서 다음날 다른 물놀이 공원에서는 물놀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소년들은 어른도 겁을 낼만한 깊이의 풀에서 다이빙 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았다.
이정도는 되어야 물놀이라 할 수 있지…
아까 분수 광장에서는 옷만 적시는 수준이었던거다.
매 50분 마다 10분씩 휴식시간을 갖도록 안내하고 있었는데, 물을 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고 아이들의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서인 것 같기도 했다.
상업적 물놀이 공원에서는 외부에서 음식을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여기는 지역 주민을 위한 곳이라 얼마든지 음식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었다.
쉬는 시간에는 테이블에 앉아서 간식을 먹고, 다시 물놀이 시간이 되면 물에 들어가서 놀고…
마지막으로 풀장을 나오는데 이 날 구청 주관 야외 영화관람 행사가 건너편에 있어서 그랬는지 동네 마스코트가 행차를 했다.
몇 년 전의 코난군, 몇 달 전의 둘리양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인데, 이제는 아이들이 이런 거대한 동물탈을 쓴 사람을 만나도 넉살좋게 하이파이브도 하고 안겨서 함께 사진도 찍고 그런다.
여기 풀장이 아이들 마음에 쏙 들어서 며칠 후에 다시 와서 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규모의 물놀이는 다음날 갔던 곳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에 불과했다 🙂
2016년 8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