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과 함께 시작된 정전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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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 목요일 아침에 코난군에 초등학교에서 방과후교실 어린이들의 공연이 있었다.

코난군은 엄마가 만들어준 의상을 입고 공연을 잘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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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이렇게 훌륭한 의상을 만들어 주었건만, 그위에 남방셔츠를 덮어 입어서 화려한 의상이 가려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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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화려하지 않은 의상을 입은 친구가 속상하지 말라고 배려해서 그랬나보다 하고 꿈보다 해몽 식으로 받아들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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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공연은 둘리양도 데리고 가서 함께 보았는데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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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둘리양도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되니, 미리 학교의 분위기를 좀 익혀두게 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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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웃집 아마리타 언니도 만나서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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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없는 아마리타는 둘리양은 동생처럼 예뻐해주고, 둘리양도 아마리타 언니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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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아마리타네 아빠는 외국 출장중이고 엄마는 기말시험이 잡혀 있어서 이 공연을 보러 올 수 없었는데, 내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니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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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둘리양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오니 막상 별로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오아시스 마트에서 장을 봐와서 만두를 만들기로 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이웃사람들이 쿠키 같은 것을 만들어 돌리곤 하는데, 나는 모두가 좋아하는 만두를 만들어 돌리곤 한다. 올해에는 여행준비로 바빠서 다음으로 미룰까 했는데 이 날 생각보다 시간이 남아서 만두 만들기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만두를 만드는 도중에 온 동네가 정전이 되어버렸다.

너무 추운 날씨에 지하에 묻혀있던 케이블에 문제가 생겨서 전기가 끊어진 것인데,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전기가 없으면 난방을 할 수도 없고 따뜻한 물을 사용할 수도 없으니 큰일이었다.

다행히 코난아범이 얼른 나가서 휘발유를 사와서 발전기를 돌리니 촛불 대신에 전등을 켤 수 있고,라디에터도 한 개를 켤 수 있었다.

아이들은 담요를 덮게 하고 티비를 켜주고, 부루스타를 꺼내서 따뜻한 차를 끓여 마시고나니 생각보다 견딜만 했다.

달리 할 일도 없고 해서 다시 만두를 빚고 부루스타에 후라이팬을 올려 만두를 구워서 손전등을 들고 나가 이웃집에 만두를 나눠주며 정전에 잘 버티고들 있는지 안부도 묻고 인사를 했다.

다른 집들은 벽난로나 가스 난방이 되어서 괜찮았는데 때마침 남편도 없이 아이와 단둘이 남은 아마리타네 엄마가 걱정이었다.

우리집에 와서 함께 따뜻하게 지내고 아이들은 함께 티비를 보며 놀게 하자고 했더니 극구 사양했다. 염치가 너무 바른 사람이라 그런 것이다.

다행히 밤 아홉시가 되어갈 무렵 전기가 다시 들어와서 발전기를 정리해서 넣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우리집과 옆집은 괜찮았지만 길건너편 집들은 밤사이에 다시 정전이 된 것을 알았다. 즉, 아마리타네 집은 또다시 정전이 되어서 그 추운 밤을 히터도 없이 지낸 것이다.

우리집은 전기는 돌아왔으나 와이파이가 안되어서 인터넷 사용을 못하고 이틀을 지내야했다.

코난아범은 학기말 성적을 올려야 하는데 인터넷이 안되어서 못하고, 코난군은 좋아하는 게임을 못하고, 둘리양은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볼 수 없고, 나는 한국 티비프로그램을 볼 수 없었다.

요즘 같은 인터넷 세상을 살면서 와이파이가 끊어진다는 건 마치 정전이나 단수가 되는 것만큼이나 불편한 일이라는 걸 체험했다.

토요일 낮부터 인터넷이 다시 연결이 되어서 코난 아범은 성적처리를 마감했고 나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행 짐싸기를 시작하려한다.

일요일인 내일은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고 월요일 새벽에 4-5시 쯤 집을 나설 계획이다.

쉬지 않고 달리면 12시간 정도 걸리는데 가다가 두어번 쉬는 시간을 고려하면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서 후배네 집에 도착할 수 있겠다.

 

 

2016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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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맘1

한석봉 모친도 아니시고.. 정전이 되었는데 만두를 빚으시다니요..

저희는 지지난 주말 한참 날씨가 화씨 10도 막 이럴때.. 히터가 고장이 났어요.. 그것도 일요이에말이에요..  다행히 벽난로로 버티긴 했는데.. 쌓여있던 나무가 하나하나 줄어드는  것을 지켜보며.. 진짜 옛날엔 땔감을 장만하는 것이 식량 장만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었겠구나.. 하고 절실히 느겼답니다.  다행히 그 후에 학교측에서 보일러를 새것으로 교체해주었답니다. 앞으로 30년은 그떡없을.. 

그나저나 지금쯤 선상에 계시겠네요!! 지금부터 후기 기대합니다!!! 

소년공원

로빈이 아직 어린데 추위에 고생하셨겠어요.

전기 라디에터나 전기담요 같은 걸 장만하심이…?

물론 그것도 정전이 되면 소용없긴 하지만요 🙂

이 한겨울에 플로리다에서는 해수욕을 할 수가 있더군요.

바하마에서는 자외선 차단제와 썬글래스 없이는 걸어다닐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역시 따뜻한 남쪽나라 여행은 겨울에 해야 제맛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