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1

디즈니 크루즈 여행 후기 09 – 키즈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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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수속을 할 때 아이가 있는 가족은 두 번 줄을 서서 두 가지 종류의 수속을 해야 한다.

첫 번 수속은 예약사항을 확인하고 룸키를 받는 동시에 여권 등의 서류를 확인하는 출국수속이다.

그 다음으로 아이들 (걸음마 하는 아기부터 청소년까지 연령)을 동반한 가족은 다른 곳에서 다시 한 번 줄을 서서 아이들을 키즈클럽에 등록을 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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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 둘리양이 오른손목에 차고 있는 팔찌가 키즈클럽에 등록했다는 표시인데, 보증금 삼아 13달러를 내고 손목에 채운 이 팔찌는 물에 젖어도 괜찮은 것이라 크루즈를 타는 내내 아이들 손목에 붙어 있게 된다.

하선할 때 풀러서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게 되고, 그냥 기념품삼아 가지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이 팔찌를 차고 있으면 키즈클럽에 들어갈 때 자동으로 스캔이 되어서 아이가 언제 들어왔는지 확인이 되고, 또 키즈클럽을 떠날 때는 허락된 보호자가 데리고 간 것이 맞는지 확인도 된다.

미아 사고나 유괴 사건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일단 부착한 팔찌는 하선을 앞두고 등록을 해제할 때 기계에 스캔하고 특정 도구로 제거하지 않는이상, 아이들의 힘으로 뜯어낼 수가 없을 만큼 튼튼한 재질이다.

디즈니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조각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장난감삼아 차고 다녀도 보기 좋은 모양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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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첫날과 그 이후 하루 중에 일정한 시간은 오픈하우스라고 해서 부모도 아이와 동반입장이 가능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시간 동안에는 키즈클럽에 등록된 아이들만 들어와서 자유롭게 놀거나, 지도선생님들과 게임을 하거나 과학 실험 등을 하며 놀게 된다.

식사 시간이 되면 키즈클럽 안에서 아이들끼리 식사도 할 수 있어서, 어른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원하거나, 어른만 갈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 매우 유용하다.

키즈클럽은 아이들 연령에 따라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데, 우리 아이들은 만 3-9세 그룹의 오셔니어스 클럽과 오셔니어스 랩에 들어갈 수 있었다.

10-12세 아이들은 미국에서 트위니 라고 부르는데, (그 뜻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간에 위치한 "비트윈" 연령이라는 의미이다 🙂 이 연령의 아이들은 따로 갈 수 있는 클럽이 있고, 그 보다 나이 많은 틴에이저들은 또 따로 클럽이 있다.

만 3세보다 어린 아기들도 맡아서 봐주는 곳이 있는데, 비용은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기저귀도 갈아주어야 하고 낮잠을 재우거나 이유식을 떠먹이거나 하는 등 어른의 손길이 많이 가는 어린 연령이라 추가 요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았다.

 

오픈하우스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보니 어지간한 유치원보다 큰 규모의 놀이방 시설이 아주 잘 준비되어 있었다.

입구에서 자동으로 손을 씻겨주는 기계에 손을 넣고 손을 씻게 해서 전염성 질환을 방지하려는 노력도 마음에 들었다.

입구를 들어서면 이렇게 큰 홀이 있는데, 여기서 아이들이 뛰어놀기도 하고, 담당 선생님이 게임을지도하기도 하고, 또 어린이 버젼의 뮤지컬을 공연하기도 하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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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홀의 사방으로는 다양한 코너가 있었는데, 둘리양이 가장 먼저 들어가봤던 곳은 미술과 공작을 할 수 있는 방이었다.

둘리양 뒤에 보이는 수많은 서랍과 장 속에 오만가지 미술재료가 들어 있고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게 했다.

담당 교사가 배치되어 있어서 필요한 재료를 꺼내주고, 완성된 작품을 벽면에 걸어서 전시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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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방에는 디즈니 캐릭터 따라 그리기 활동이 있었는데, 불빛이 아래에서 비치는 테이블 위에 원본 그림을 놓고 종이를 얹어 따라그리기를 할 수도 있고,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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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방에는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 코난군은 이 방에서 나오고 싶어 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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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우주선의 내부처럼 꾸민 방도 있었는데 컴퓨터 게임으로 우주선을 조종하기도 하고, 스타워즈 캐릭터들이 나와서 쑈를 보여 주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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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코너에서도 그림을 그리거나 영화를 볼 수 있게 마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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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미처 다 돌아보지 못한 여러 가지 활동이 준비된 방이 많았는데, 둘리양이 가장 좋아했던 곳은 만화영화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배경과 똑같이 꾸민 앤디의 방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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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앤디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방을 그대로 크기만 확대해서 재현한 것인데, 토이스토리 영화를 무척 좋아했던 코난군은 이젠 너무 자라서 감흥이 별로 없어 보였고, 둘리양은 이 방을 떠나려하지 않을 정도로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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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은 혼자 키즈클럽에 들어가서 놀기도 했지만, 둘리양은 엄마와 잠시도 떨어져 있으려 하지 않아서 오픈하우스를 하는 동안에 두 번 가서 나와 함께 놀았던 것이 전부이다.

일정안내표를 보면 여기에서 교사들이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인형극도 보여주고 비누방울 놀이 등등 어지간한 유치원보다도 더 재미있게 아이들과 놀아주는 모양인데, 둘리양이 그걸 경험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다행히(?) 키즈클럽을 등록하는데에는 별도의 요금이 부과되지 않았으나, 크루즈 비용에 결국 이런 시설을 이용하는 값이 다 포함되어 있었을테니 본전 생각이 난다… ㅎㅎㅎ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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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에 방으로 배달된 티켓을 다음날 아침에 로비로 가지고 가면 산타가 선물을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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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가 세웠던 산타 선물 계획이 있었는데, 급하게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면서 빠트린 것도 있고, 크루즈 여행 중에도 남편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거나 아이들의 기분상에 문제가 있어서 산타 선물을 거의 못할 지경에 이르렀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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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는 사진사를 대동하고 아이들과 사진을 찍느라 너무 바빠서 산타의 헬퍼가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우리 아이들은 줄을 서서 산타 무릎에 앉아 사진찍는 것을 매우 거절했다 🙂

 

선물은 마키마우스 열쇠고리와 스티커였다.

역대 우리집에 왔던 산타의 선물 중에서 가장 약소한 것이었지만, 그나마도 없을 뻔 했던 것을 디즈니 크루즈가 구원해 주었으니 아이들은 감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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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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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로빈

우와.. 그런데 정녕 저 침대위의 작품이 수건으로 만든거에요? 룸서비스 받을때마다 기대됐을것같아요.. 

소년공원

디즈니 크루즈의 타올 동물 서비스는 제법 유명해서 많이 알려진 것 같더군요.

아이들이 좋아하고 사진찍을 거리 하나 더 제공해주어서 좋았어요.

레스토랑에서 냅킨으로 동물 접어주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심지어 냅킨 접기 강좌도 있더군요.

시간이 안맞아서 못가본 게 아쉬워요.

이슬

오 저기 키즈클럽에서 일하는 교사 자리에 욕심이 나는 건 왜일까요 ㅋㅋㅋ

산이 저기 풀어 놓으면 잘 놀까 궁금하네요. 요즘 크래프트도 엄청 좋아하고 도서관 가면 터치 스크린으로 게임하는 것도 좋아하는 때라 좋아할 것 같긴 한데 또 복잡하고 사람 많은 건 (엄마 아빠 닮아 그런지)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요. 

 

음 래드포드는, 매우 아쉽지만 물건너 간지 좀 됐어요. ㅎㅎ 

지금은 다른 데서라도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올해보단 내년이 더 유망해보여요. 말씀대로, 그쪽에서 오퍼를 받을 수 있었더라면 여러모로 좋은 기회였을텐데 말이에요. 

 

티셔츠 얘기 여쭤본건, 원단 사서 재봉해 만드는 거 여쭤본 거 맞아요 ㅎㅎ 할로윈 의상 만드시는 거 보고 워낙 솜씨 좋아보이셔서 티셔츠도 다 재봉해서 만드신 줄 알았어요 ㅋ 

소년공원

제 졸업생 중에서 디즈니 크루즈 말고 다른 크루즈에서 아이들 돌보는 일을 하는 학생이 있어요.

그 학생으로부터 직접 들은 건 아니고 다른 동기 학생이 알려주었는데, 전공도 살리고 크루즈도 즐기며 만족해 한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저라면… 일은 일이고 휴가여행은 일과 멀리 떨어져서 즐기고 싶어서 안할 것 같아요 🙂

 

키즈클럽은 내 아이가 좋아할지 아닐지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거예요.

놀이 시설은 너무나 멋지게 잘 해두었지만, 아무래도 낯선 곳에서 부모와 떨어져서 놀아야 한다는 것이 힘든 아이들도 많을 거예요 – 그게 바로 우리 아이들… ㅠ.ㅠ

이 다음에 산이 아버님이 좋은 곳에 직장 잡게 되시면 산이 데리고 디즈니 크루즈 한 번 꼭 다녀오세요. 비용이 많이 비싸긴 한데, 그 만큼의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서 바가지 썼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않더군요.

곧 좋은 곳에서 좋은 직장 소식이 올거라 믿어요 🙂

 

참, 옷 만드는 것 (상의) 은 먼저 말씀드린 것처럼 헌 옷을 재봉선을 따라 분해해보면 대략 어떤 식으로 재단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어요.

중고등학교 가사 시간에 배웠던 재단과 바느질 단원이 도움이 되기도 하구요.

둘리양의 해적 이지 윗도리를 만들 때 소매에 주름을 많이 잡아서 동그랗게 만들 때, 오래전에 배웠던 진동둘레와 소매산 사이의 상관관계를 떠올릴 수 있었어요.

그리고 부직포 감을 사용하면 올이 풀리지 않도록 시접처리 하는 것을 안해도 되어서 바느질이 훨씬 수월해져요.

색상도 선명하고 알록달록해서 아이들 놀이옷 만들기에 아주 제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