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의 친구들을 초대했던 트리 하우스 파티를 할 때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도손이 많이 가는 김밥은 시누이들이 도와주어서 쉽고 빨리 만들 수 있었다.
우리 시누이들은 나하고 연배가 비슷한데다 고향도 가까운 지역이라 서로 말이 잘 통해서, 마치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쑥떡같이 하는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눈빛만 보고도 다음 할 일을 알아내서 먼저 해주려하는 등, 손발이 착착 맞고 마음까지 잘 맞는 좋은 친구였다.
나는 평소에 우리집에 오는 손님들이 섣불리 부엌일을 도와주겠다는 것을 별로 환영하지 않는 편인데, 시누이들은 눈썰미와 솜씨가 동시에 뛰어나서 내가 일하는 방식을 금새 알아차리고 그대로 해주어서 사공이 여럿이어도 배가 산으로 가지 않고 속력을 내어 목적지까지 순탄한 항해를 할 수있었다.
시어머니로부터 야무지게 배운 살림솜씨 덕분에 무슨 일을 부탁해도 만족스런 결과를 만들어 주었던 시누이들이었다.
우리 동네 피쉬 레이디로부터 싱싱한 해산물을 여러 번 사다 먹었는데, 그 중에 게다리는 코난아범이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라서 두 번을 사다가 쪄먹었다.
입에 넣고 씹는 시간의 몇 배를 껍질을 까는데 써야 해서 매우 비효율적인 식사였지만 🙂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까먹으니 소화도 잘 되고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에 어른들끼리만 게살을 발라 먹었는데, 나중에 아이들 오면 먹이라며 살을 따로 발라 주셨다.
통에 담아두었다가 집에 돌아온 아이들을 먹이고도 몇 점이 남은 것을 김밥에 넣으니 화려한 진짜게살 김밥이 되었다.
손님들이 돌아가는 길에 차 안에서 아침 식사로 드시도록 김밥을 싸드렸다.
예전에 이웃집에서 파티를 할 때 옆 집 수지 할머니가 직접 기른 고추를 오븐에 구워서 가져오신 적이 있는데 매운 것은 좋아하는 내 입맛에 무척 맛있었다.
이번에 손님 마중을 나가는 남편에게 한국 마트에서 풋고추와 꽈리고추를 사다 달라고 부탁했는데, 너무 많이 사와서 이걸 어떻게 다 먹나 고민하다가 수지 할머니의 고추 요리가 떠올랐다.
고추에 기름과 소금을 뿌려서 오븐에 굽기만 하면 된다.
같은 방법으로 케일도 구웠다.
고추를 좋아하는 내게 아주 좋은 밥반찬이 되었다.
케일칩은 간식이나 술안주로 먹어도 좋고 반찬으로 먹어도 맛있었다.
고추는 화씨 375도에서 10분, 케일은 350도에서 15분 구웠다.
2017년 5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