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의 학교 친구들 중에서 코난군이 가장 마음이 잘 맞고 친한 이른바 베스트 프렌드는 다니엘이다.
킨더 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이래로 방과후 교실도 함께 다니는 다니엘은 얌전한 성격의 소유자라 침착한 코난군과 성향이 잘 맞는 모양이다.
그런데 방학을 하고나니 서로 만날 기회가 없어서 그리워하던 차에 어제 저녁에 다니엘의 엄마가 문자로 코난군이 와서 슬립오버를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대답은 물어보나마나 예쓰 🙂
너무 임박하게 – 하루 전에 – 물어봐서 미안하다면서, 호숫가에 있는 자기 집에 와서 수영도 하고 젯스키를 타게 해도 되겠는지도 물었다.
그것도 물론 예쓰에다 땡큐 🙂
다니엘의 부모는 최근에 호숫가에 있는 집을 새로 사서 이사를 했는데, 페이스북에서 찾아보니 이렇게 멋진 집이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천장이 높고 규모가 큰 집인 듯 하다.
(사진속 인물들은 로라의 부모님이신가보다. 사실 다니엘의 새엄마인 로라는 나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동료이기도 하다.)
집 뒷마당은 바로 호수와 연결되어 있고 보트를 주차할 수 있는 작은 부두가 딸려 있다.
이 동네 집들은 차고 뿐만 아니라 부두도 필수적으로 딸려 있나보다.
경치좋고 분위기 좋은 호숫가 집이지만, 로라의 직장인 우리 학교까지는 30분 이상, 다니엘의 초등학교와 다니엘의 아빠가 운영하는 가게까지는 거진 한 시간 가까이 운전해야 하는 외딴 곳이다.
어른들은 그렇다치더라도, 아침마다 먼 거리를 등교해야 하는 다니엘이 아주 조금 안쓰럽게 여겨진다.
이혼 후 공동 양육권을 행사하는 친엄마와 멀어질 수 없기도 하고, 현재 다니는 초등학교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전학을 하지 않고 아침마다 출근하는 아빠와 함께 우리 동네까지 학교를 오는 것이다.
호숫가 부두 딸린 집에 살면 이런 살림살이도 필수인가보다.
오늘과 내일 코난군은 다니엘의 부모가 운전하는 젯스키를 타고 놀거라고 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잠을 함께 자며 놀 수 있는 것만 해도 충분히 행복한데, 이런 신나는 놀이까지 할 수 있으니 무척 행복해 하고 있을 게다.
며칠 전에는 또다른 친구인 젯의 부모가 코난군을 데리고 가서 젯과 함께 물놀이를 시키겠다고 했다.
내 수준에서 생각하기를 동네 공립 수영장엘 가려나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그 부모가 멤버쉽을 가지고 있는 컨트리클럽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나중에 집에 돌아온 코난군의 말을 들어보니 그 시설이 무척 화려했나보다.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니 멤버쉽을 가입하려면 가입비가 1,500 달러이고 연간 회원비가 3,000달러 이상이다.
그렇게 해서 회원이 되어도 골프를 치거나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매번 따로 돈을 내야 하는 모양이다.
젯의 부모는 엔지니어와 의사로 일하고 있으니 컨트리클럽 멤버쉽 정도는 소유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별 부담이 없는 모양이다.
우리 형편으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것을 친구 부모들 덕분에 잠시나마 즐길 수 있어서 코난군에게는 복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각 사람마다, 각 가정마다, 지향하고 추구하는 바가 다른 것이 당연하니 누군가는 호숫가 산장에서 젯스키를 즐기고 또 누군가는 컨트리클럽 호화로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한다는 것이 부럽지는 않다.
또한,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하며 사는 가족에게 너희는 도대체 왜 그러고 사느냐고 지적할 일도 없다.
누군가에 눈에는 우리 가족이 사는 모습도 참 특이하다 싶게 보일 것이고, 또 우리가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을 아직 가지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테니 말이다.
코난군이 컨트리클럽 수영장을 다녀와서 그 시설이 어떠했고, 음료 서비스를 어떻게 받았는지를 설명하다가, 얼마전에 집에서 함께 봤던 어린이 영화, 윔피 키드 다이어리 영화를 떠올렸다.
코난군이 즐겨 읽었던 소설이 씨리즈로 여러 권 출간되었는데 그 중에 몇 편은 영화로 만들어 지기도 했다.
주인공인 그렉은 한심한 고등학생 형과 막무가내 떼쟁이 늦둥이 동생을 둔 평범한 중학생 아이인데,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부잣집 외동 아들이다.
몇 년 전에 개봉한 이 영화에서 그렉은 여름방학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부자 친구의 부모가 가입한 컨트리클럽에 놀러가서 생긴 소동을 보여준다.
컨트리클럽에 온 다른 아이들은 모두 부유한 집 아이들이지만 난생처음 와본 주인공은 화려한 수영장 시설에 신기해하고 마음껏 주문해서 먹고 마시는 음식이 황홀하기만 했다.
우리집 코난군도 그랬겠지…?
ㅎㅎㅎ
우리집으로 와서 코난군을 데리고간 로라가 내일 저녁 5-6시 사이에 다시 코난군을 우리집으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그 먼 길을 드라이브 하게 해서 미안하고, 오랜만에 두 아이들을 함께 놀게 해주어서 고맙기도 하다.
젯의 부모도 다음에 또 코난군을 자주 컨트리클럽 수영장에 데리고 가고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난군도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
2017년 7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