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0

2017년 휴가 여행 캐나다 –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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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남편이 강의도 하고 리서치 프로젝트에도 참가하느라 꼬박 두 달을 매일 출근했고, 그동안 나는 두 아이들을 집에서 데리고 있었다.

내가 조금 편하려면 초등학교에서 하는 종일반 여름 학교를 보내도 되었겠지만, 두 아이를 위한 두 달치 등록금을 절약한 돈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더 보람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매일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방학이 끝나면 바빠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으니 방학 동안 만이라도 함께 부대끼며 지내는 것이 아이들 정서에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두 달을 보내고 마침내 남편의 여름 일이 끝난 바로 다음날 우리 가족은 캐나다를 향해 출발했다.

작년 여름에 내 친구들과 함께 처음 가보았던 캐나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여행지였고, 그 때 미처 다 돌아보지 못한 곳을 조금 더 다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날 여덟 시간을 운전해서 뉴욕주 시라큐스 까지 가서 일박을 했다.

꽤나 먼 거리를 차타고 가는 동안에 두 아이들은 재미나게 장난을 치기도 하고, 말다툼을 하기도 하며, 그럭저럭 잘 버티었다.

많이 컸다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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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큐스 에서는 그야말로 잠만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캐나다 국경을 넘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캐나다의 행정 수도인 오타와 였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오타와의 시내 중심부여서 걸어다니며 많은 구경을 하기에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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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나와 길을 건너면 바로 여기였는데 아이들이 쳐다보고 있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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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도 운하였다.

인공적으로 운하를 건설해서 배가 통과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고, 유람선 등을 타고 실제로 운하를지나갈 수 있는 관광상품도 있었다.

겨울에는 운하를 얼게 해두고 아이스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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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를 지나서 조금만 더 걸으면 캐나다 국회의사당이 있다.

무척 오래된 건물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내부 관람은 공짜이기는 하나 새벽부터 줄을 서서 티켓을 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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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찍 티켓을 받아서 들어가볼까 했다가,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국회의사당 내부를 돌아보는 것의 의미를 별로 알지 못할 것 같아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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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입구에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을 피우고 있었는데 캐나다의 국운이 그렇게 영원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워싱턴 디씨의 케네디 묘지의 꺼지지 않는 불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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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생각보다 무척 젊은 나라라서, 올해가 건국 150주년이라고 한다.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캐나다 전국의 국립공원 입장료를 무료로 개방하기도 했고, 오타와에서도 각종 이벤트가 열렸는데, 그 중에 하나가 [라 머신: La Machine]의 거리 행진이었다.

자주 가는 82쿡 싸이트에 캐나다 여행을 간다고 글을 올렸더니 회원 한 분이 알려주어서 구경할 수 있었던 라 머신 거리 행진은 엄청나게 큰 로봇을 여러 사람이 조종해서 거리를 걸어다니게 하고, 또 로봇 위에서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는 등 대단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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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이 화장실에 가고싶다고 해서 실컷 기다리기만 하다가 정작 행진하는 것은 먼발치에서 볼 수 밖에 없었지만 코난군과 코난아범은 좋은 구경을 했던 모양이다 🙂

 

 

오타와는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강바람이 시원한 도시라서 그늘로 걸으면 조금도 덥지 않았다.

하지만 뜨거운 햇볕 아래를 걸으며 구경을 하다보니 시원한 아이스크림 생각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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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워드 마켓 이라고 하는 큰 전통 시장 입구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땀을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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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에는 오바마 쿠키 가게라고 이름붙인 곳이 있었는데, 예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캐나다를 방문했다가 일정에도 없이 불쑥 이 가게에 들러서 부인과 딸에게 줄 쿠키를 샀다고 한다.

우리 나라 문재인 대통령 처럼 어지간히 격의없이 소탈한 성격인가보다.

이렇게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쿠키를 보는 순간 가족 생각이 나서 쿠키를 샀던 오바마는 훌륭한 아버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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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보이는 빵도 여러 가지 팔고 있어서 몇 개를 사서 호텔로 돌아가서 먹었는데 – 우리 호텔에서 이 시장은 건널목 하나만 건너면 되는 거리에 있었다 – 어찌나 맛있던지 코난아범이 새로 나가서 두 번째로 빵을 더 사오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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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 못먹어본 빵이 먹어본 것보다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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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는 바이워드 마켓 브런치 식당에 나와서 아침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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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 후에는 캐나다 국립 미술관을 관람했다.

[엄마: Maman] 라는 이름의 초대형 거미 동상 작품이 미술관 앞 광장에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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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잘 그리는 코난군을 위해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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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좋은 구경이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경험하게 해주는 것은 묘목에 거름을 주는 것처럼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언제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았는지를 일일이 기억하지 못한다해도, 여기서 그림 한 점을 보는 동안, 조각 작품을 구경하는 동안에 이 아이들의 뇌신경세포는 아주 조금 더 길어졌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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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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