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동료들과 이야기하다가 북한 문제 이야기가 나오면 대처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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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개강은 일주일이 조금 더 남았지만 개강 직전 한 주간은 학교에서 단위별로 미팅이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강의준비를 한다거나 학기 시작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이다.

그래서 나 뿐만 아니라 이웃 방의 동료들이 이번 주 내내 출근을 했는데 아직 학교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서 대부분 도시락을 싸가지고 온다.

어제는 함께 도시락을 먹다가 다음주에 드디어 도착하게 되는 비지팅 스칼러 선생님 이야기를 전했다.

새로이 오는 사람이니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고 공동 연구에 관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라도 함께 의논하자고 이야기했고, 또 살림살이나 가구 중에서 안쓰는 것이 있으면 좀 나누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한 교수가 "이런 시국에 미국으로 온가족이 나오게 되어서 참 다행이야, 요즘 한국은 북한 때문에 전쟁 위기로 인한 긴장감이 심각하다지?" 하는 말을 했다.

평소 나와의 관계나 성향으로 미루어 절대적으로 그 발언은 진심으로 비지팅 스칼러를 배려하고, 나를 위해 하는 말임이 틀림없다.

다른 미국인들도 뉴스에서 북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내게 너희 가족은 괜찮니? 하고 물어봐준다.

그들 딴에는 나를 위하는 일이다.

그런데…

묘하게 심사가 뒤틀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마치 한국은 전쟁이 언제 날지 몰라 사람 살기 위험한 곳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불편함이랄까?

'너네 나라는 위험하고 후진 나라인데 이렇게 좋은 우리 나라에 오게 된 것이 다행이야'

요약하자면 이런 뜻이 되기 때문인가보다.

몇 년 전에 미국 시민권을 받았을 때에도 과도하게 축하 인사를 해주는 동료들에게, "아니야, 내가 너희들을 축하해줄께. 왜냐하면 너희 나라에 나처럼 훌륭한 국민이 새로 생겼으니까." 하고 받아쳤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한국이 사람 살 곳이 못되어서 세상에서 가장 잘 사는 대단한 나라로 도망쳐온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거주지를 옮겼으니 전입신고 하는 마음으로 국적을 바꾸었을 뿐인데 그걸 왜 그리 축하한다고 말하는지…

 

암튼, 원래 하려던 이야기로 돌아가서…

어제 우연찮게 괜찮은 대응을 했던 것을 기록해두고,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비슷한 경우에 처했을 때 한 번 시도해보도록 소개한다 🙂

 

내가 그 동료 교수에게 했던 말은 다음과 같다.

"그런데 말이야, 한국에 있는 내 친구들은 미국에 사는 내가 괜찮은지 항상 물어보고 걱정한다?"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동료들에게 말했다.

"한국에서는 아무나 총을 소지하지 못하게 하고 있거든. 그런데 미국인은 누구나 총을 가지고 다닐 수 있으니 혹시라도 길 가다가 어떤 미친놈이 총을 쏘면 어떡하냐고 그렇게나 걱정들을 하지."

이렇게만 말해도 배운 게 많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미국인들을 아하~ 하고 깨닫는다.

그들의 총기 문제가 심각하고 그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그래도 날마다 평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한국인들도 북한의 도발을 매일 두려워하며 일상생활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입장 바꿔 생각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서 다른 동료가 이렇게 한탄했다.

"하긴, 지금 우리가 남의 나라 걱정할 때가 아니지. 우리 나라 대통령만 보면 우리가 제일 큰 걱정이야."

그래서 내가 말해주었다.

"너네도 한 번 바꿔봐! 한국은 최근에 대통령을 온국민이 힘을 합해 갈아치웠는데, 일 되게 잘해!"

Screen Shot 2017-08-18 at 4.55.32 PM.png

(게다가 잘 생기기까지 했어! ㅋㅋㅋ 그 옆에 민정수석은 더 잘생겼어 ㅍㅎㅎ)

(내가 남편과 결혼한 것도 그의 잘생김이 큰 작용을 했음을 밝혀둠 ㅋㅋㅋ)

 

2017년 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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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근

묘하게 심사가 뒤틀리는 그 느낌^^  정말 캐 공감합니다. 저도 이번에 한국에 다녀왔더니 모두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다 라고 반겨주는데 참 표정관리가 안되더군요.  저도 다음번부터는 소년공원님처럼 받아쳐?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