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은 녹차의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평을 들을 만큼 녹차를 다양하게 활용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제주도에 가면 오설록에서 직접 경영하는 녹차 농장도 있다고 한다.
나는 원래 커피 매니아이지, 풀냄새 나는 녹차는 어쩌다 기회가 되면 한 잔 마실까 – 절에 갔는데 스님께서 녹차를 대접해주신다든지, 선물 받은 녹차를 의무적으로 마신다든지 🙂 – 내 돈으로 녹차를 사서 마시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주교수님께서 한국에 다녀오시면서 오설록의 녹차 제품 하나를 선물해 주셨는데, 그것은 내가 알고 있던 녹차의 맛과 향이 아니었다.
그 어떤 차보다도 향기롭고 정신을 상쾌하게 만드는 훌륭한 것이었다.
그 이후에도 친구가 선물해주거나 해서 몇 가지 다른 종류를 더 마셔보았는데 역시나 마음에 들었었다.
이번에 한명숙 선생님을 비지팅 스칼라로 우리 학교에 초빙하는데에 내가 많은 도움을 드린 것에 대해 늘 고마워하면서 한국에서 받고 싶은 선물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셨는데, 딱히 받고 싶거나 필요한 것이 생각나지 않아서 미루고 있다가, 하필이면 선생님이 마지막 출국 짐을 싸던 날에 오설록이 떠올랐다.
한명숙 선생님 사는 곳에서 가까운 거리에 마트가 세 군데나 있고 녹차는 가볍고 포장에 신경쓰지않아도 되니 얼마든지 사가지고 오시겠다고 했으나, 나중에 들어보니 그 세 군데 마트를 다 찾아갔지만 어디에서도 판매하지 않아서 낭패감을 느끼고 고심하다가 공항 면세점에서 겨우 구입하셨다고 한다.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편리한 제품이니 마트를 거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가보다싶었다.
배 향이 나는 녹차 두 종류와 함께 이렇게 생긴 녹차 밀크 스프레드도 받았다.
색깔은 무언가 좀 거시기 하고…
빵에 바른 형상이 먹을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ㅎㅎㅎ
오늘 아점으로 먹으려고 샌드위치 한 개를 만들어 출근했는데, 배향 나는 녹차와 곁들여 한입 베어무니, 녹차 향 그윽하고 우유의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져 아주 맛있었다.
스프레드가 담긴 병만 보아도 이것은 무척 비싼 제품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먹어보니 맛도 고급지다 🙂
선생님 친정 어머니께서 직접 쑥을 캐어 말려서 가루로 만든 것도 받았는데 그 가루를 연유와 섞으면 쑥 밀크 스프레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다음에 실험적으로 만들어보고 여기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하며 기록해둔다.
2017년 8월 29일
앗. 정말 색갈은.. 아이들한테 먹으라고 주면 도망갈 만한 색이네요. 저도 녹차맛 아이스크림등 녹차 들어간거 다 좋하는데 저 스프레드 맛이 넘 궁금합니다.
김장하셨나 하고 한번 들어와봤어요. 보통 땡스기빙때 하신다고 하셨던것 같아서 말이죠. 저도. 김치를 많이 먹지는 않아도 작년에 한번 해보니 사먹는 김치하고는 차원이 다른 맛에 (제 김치가 맛있었다는 말은 아니구요. ㅋㅋ).. 그리고 또 집에 김치가 가득하니 뭔가 곳간이 가득한 든든한 기분에 올해도 김장을 해볼까 해요. 김장 글 기다릴께요.
둘리양 방에서 멀리 보이던 산능선의 풍경을 가끔 떠올려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