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

고마운 동료들에게 밥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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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년도에 우리 유아교육 유아특수교육 프로그램은 격주로 회의를 하게 되었다. 

한 번은 금요일, 또 다른 한 번은 목요일, 그렇게 한 달에 두 번을 만나기로 정했는데, 초등교육 프로그램과 공동 실습 등을 준비하고 또 우리 프로그램 내에 새로운 옵션을 개설하는 이유 등으로 한 달에 두 번 보다 더 자주 만나고 있다.

오늘은 이 달의 목요일로 정해진 회의가 있는 날인데, 어제 저녁에 퇴근하면서 케티에게 "내일 미팅에서 만나자" 하고 인사했더니 "그래, 그럼 네가 핏자 사오는거지?" 사고 농담을 던졌다.

금요일의 미팅은 오후 시간이지만 목요일은 세 사람이 공통으로 비는 시간을 찾다보니 점심 시간이 낀 열두 시부터 두 시 까지로 스케줄이 잡혔기 때문이다.

둘 다 아하하 웃으며 농담을 끝나고 헤어졌지만, 퇴근하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로 내가 밥을 한 번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임용된 우리 세 사람 중에서 내가 가장 빨리 승진을 했고 그래서 월급도 조금 올랐으니 밥을 한 번 쯤 살 형편이 되고, 또 이렇게 내가 자리잡기 까지는 섀련과 케티 두 동료들의 도움과 응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시간 미팅 시간도 모자랄 만큼 의논할 안건이 많은데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지라,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그로서리 가게에서 점심으로 먹을 음식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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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맛의 치킨과 감자 샐러드, 콩요리, 과일과 견과류, 후식으로 롤케익까지 사니, 그나마 풀코스 요리가 되었다 🙂

음료는 동료들이 각자 좋아하는 것으로 한 팩씩 사서 한 병은 식사할 때 마시고 나머지는 선물로 나눠주기로 했다.

케티는 다이어트 닥터 페퍼를 좋아하고, 섀런은 다이어트 코크를 마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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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길에 급하게 장을 보느라 눈과 손이 엇갈렸는지 다이어트 펩시를 사고 말았다!

미국 사람들은 – 일반화 하는 것이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런 사람이 섀런만은 아닌 걸 많이 봤으므로 – 코크냐 펩시냐를 따지며 자기가 좋아하는 맛이 아닌 것은 절대 안마시는 습성이 있다.

섀런은 다이어트 펩시는 마음으로만 받겠다며 여섯 병 짜리 팩을 내게 돌려주었다.

코크나 펩시나 내 입맛에는 다 똑같더만…

그냥 마셔도 될 것 같구만…

ㅎㅎㅎ

IMG_3910.jpg음식과 음료에다 일회용 접시와 포크까지 구입했는데 50달러가 나왔다.

레스토랑에 가서 세 사람이 식사를 사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값을 내고도, 남은 음식과 음료는 내가 두고두고 먹고 마실 수 있고, 회의 시간 동안 배고프지 않고 분위기가 좋았으니 알뜰하고 합리적인 소비였다.

 

 

2017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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