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4

맥스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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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이 꼭 안고 있는 강아지 봉제 인형이 맥스이다.

맥스는 5년 전에도 우리집에 왔던 적이 있는, 윌리스 선생님의 킨더가든 학급의 동물이다.

매 주말마다 한 학생의 집을 방문해서 그 아이와 주말을 보낸 이야기를 맥스의 일기에 적어 월요일 아침에 반 아이들 모두에게 읽어주는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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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년 동안 맥스가 친구들 집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으며 둘리양은 언제쯤이면 우리집으로 맥스가 올 차례일지 손꼽아 기다렸는데 지난 금요일에 마침내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마침 내 생일 다음 날이라 일본식 철판구이 식당에 가기로 한 날이어서, 맥스도 철판 위에서 벌어지는 불쑈를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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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는 맥스에게 우리집 곳곳을 보여주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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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아직도 엄마 아빠와 함께 안방에서 자는데, 반 친구들에게 알리기에는 부끄러운 줄 알긴 아는지, 자기방 침대에서 자는 것처럼 위장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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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토요일은 발레 클래스에 가는 날인데 맥스도 데리고 가서 발레 학원의 이곳 저곳을 돌아보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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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나는 남자 아이들을 운동 클래스에 데리고 가느라 둘리양 발레 클래스는 송이씨가 데리고 가주었는데, 내가 부탁을 해서 이렇게 사진도 찍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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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대로라면 월요일 아침에 학교로 돌아갔어야 하지만, 이 날은 대통령의 날 이어서 초중고등학교가 쉬는 휴일이었다.

대학교나 다른 관공서는 평소대로 운영하기 때문에 나는 두 아이들과 맥스까지 데리고 출근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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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연구실 앞에서도 맥스와 사진을 찍고, 점심 시간에 대학 식당에 가서도 맥스와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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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그동안 찍은 사진을 프린트해서 맥스의 일기장에 붙이고 글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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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맥스가 방문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니 직접 그림을 그린 아이들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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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사진을 찍어서 오려 붙인 아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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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일기를 쓰는 것은 둘리양이지만, 맥스의 싯점에서 이야기를 쓰도록 했더니 1인칭 시점으로 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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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가 윌리스 선생님 반 아이들 집을 다닌지 십 년은 훌쩍 넘었을테니 (5년전에 코난군을 따라 우리집에 왔을 때에도 많이 낡은 상태였다), 그리고 아이들 손에 이끌려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니 맥스의 상태가 그닥 좋지 못해서 몇 군데 구멍이 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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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맥스를 바느질로 고쳐주었더니 둘리양이 그 이야기도 맥스의 일기에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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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맥스를 반납하고 하교한 둘리양에게 물어보니 네 페이지나 되는 맥스의 일기를 윌리스 선생님께서 반 아이들에게 읽어주셨다고 한다.

맥스 안녕~

 

2018년 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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