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세계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개장한 스페이스 니들 타워는 높이가 180미터라고 한다.
이 타워를 가운데 두고 주변으로 박물관, 전시장, 모노레일, 등등 볼거리가 가까이 있고 또 아마존 본사의 최첨단 빌딩 등도 가까이에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무료 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짧은 시간 동안에 씨애틀을 구경하려 한다면 이 근처를 하루 혹은 이틀 동안에 돌아보는 것이 시간적으로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고층으로 올라가는 곳이고 엘리베이터 말고는 접근할 수 없으니 입장객 중에 이상한 사람이 있나 가려내려고 보안 검색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검색대를 거치는 것이 아주 귀찮게 여겨졌으나, 요즘은 하도 이상한 사람이 많고 이상한 짓을 저지르는 사건 사고를 종종 접하다보니, 오히려 이런 검색 절차가 마음을 다소 놓이게 한다.
검색대를 지나고 나선형으로 타워 내부를 돌아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게 되는데, 이 타워의 설계외 시공 과정, 관련된 이야기 들을 전시해두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180미터의 타워를 지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철근과 콘크리트를 쏟아부었을까?
이 타워가 완공된 이후 수많은 명사들이 다녀갔는데, 리차드 닉슨, 로버트 케네디,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진이 보인다.
게시물의 반대편은 천장이 뚫려서 아랫층의 선물가게가 보이도록 되어있었다.
전날 시애틀에 도착하자마자 원하는 기념품 한가지씩을 사주었더니 여기에서는 뭘 사달라고 조르지 않았다.
아이들 데리고 여행을 다니다보면 어차피 신기한 물건 하나씩은 안사주고는 못버티게 된다 🙂
그러니 아예 초장에 원하는 것을 사주면 남은 일정이 수월해지는 것이다 🙂
아이들이 사리판단력이 있어서 원래 약속대로 한 가지 물건에 만족하고 더이상 요구하지 않으니 기특했다.
타워의 꼭대기 부분은 일부러 우주선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그래서 이름도 우주의 바늘, 스페이스니들, 이다), 그 우주선 부분이 전망대이다.
발을 딛는 바닥을 제외하고는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전망이 아주 좋았다.
비스듬한 통유리에 등을 대고서 떨어질 것 같다는 공포심을 표현하는 코난군의 표정연기가 재미있다.
360도를 돌아가며 전망을 볼 수 있으니 사진의 배경도 이리 달라졌다.
전망대 안에는 천천히 자동으로 좌석이 돌아가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공사중이라 레스토랑은 문을 열지 않았다.
예전에 남산 타워 전망대 레스토랑에 가본 적이 있는데, 거기도 천천히 바닥이 회전을 해서 식사를하면서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바깥 전망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관광지 식당이 흔히 그러하듯, 돈까스였는지 생선까스 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음식의 맛이 무척 부족했었다.
씨애틀의 관광지 실태는 잘 모르겠으나, 암튼 음식값에 구경값이 포함된 레스토랑이니 식사값이 비싸거나 음식의 질이 떨어지거나, 둘 중에 하나 혹은 둘 다 이지 않을까 짐작한다.
떨어질 것 같다며 이런 표정을 짓는 코난군 🙂
조심조심 아래를 내려다보는 둘리양 🙂
여기서도 저 멋진 놀이터가 보인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기뻐하더니 결국 전망대를 내려와서 또 놀이터로 가서 놀았다.
여기가 예전에는 놀이공원 자리였다고 한다.
씨애틀에 대해 글을 쓰기 위해 검색을 하다보니,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한 영화 만추 의 배경이 바로 씨애틀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탕웨이가 감옥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씨애틀에 내린 곳이 바로 우리가 기차와 버스를 탔던 그 역이었고,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안쪽 화장실 건너편에 보이던 식당에서 현빈과 탕웨이가 밥을 먹던 장면을 찍었었다.
그리고 수륙양용차를 탔던 곳이 바로 이 타워의 길 건너편의 덕 투어 정거장, 범퍼카를 탔던 곳은 이 자리에 있었던 놀이공원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놀이공원이 철거되고 이 놀이터가 생긴 것이다.
안개짙은 씨애틀의 가을 풍경이 담긴 영화 만추는 2010년에 개봉했고, 한국에서 인기가 아주 많은 현빈이 출연한데다, 유명했던 원작을 리메이크 해서 화제가 되었던 유명한 영화이지만…
한창 아이들 키우고 테뉴어를 받기 위해 일에 골몰하던 시절이라, 그런 영화가 있었다는 것만 알았지 관람할 여유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까?
잔잔하고 심리분석을 하면서 보아야 할 영화를, 이런 아이들이 왁자지껄 아웅다웅 하는 옆에서 두 시간 동안 방해받지 않고 본다는 것은 아직도 미션 임파서블일게다.
각 여행기 마다 사진을 20개씩 넣으려고 하고 있다.
사진만 너무 많아도, 글만 많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없을 것 같아서이기도 하고, 또 글 한 편당 사진이 20개씩 들어가면 대략 여행기를 마치면서 찍은 사진을 다 추려서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그래서 사진 갯수를 채우려고 일차 선택에서 탈락했던 사진 몇 개를 더 골라서 올린다.
2018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