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31일에도 어김없이 할로윈이 왔다 🙂
몇 주 전부터 집 안팎에 할로윈 장식을 하고 아이들이 입을 코스튬을 만들어왔다.
아이들이 크니 장식을 직접 하게 하고, 복장도 무엇을 입을지 스스로 정해서 나에게 알려주니 다소 편하다.
둘리양은 배트맨의 여자 버전인 배트걸이 되고, 코난군은 스파이더맨 홈커밍 버전이 되었다.
십 여년 가까이 할로윈 의상 준비를 하다보니 이제 이 정도는 껌씹듯 쉽게 만들 수 있다.
코난군이 초등 고학년이 되고보니, 친한 친구들끼리 할로윈 캔디 동냥을 다니는 것이 흔한 일인가보다.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코난군은 두 친구로부터 동시에 캔디 동냥을 함께 하자는 요청을 받았으나 하나는 거절하고 하나는 수락해서 우리집으로 친구 하나가 오기로 했다.
친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우리 아이들끼리만 먼저 이웃집을 다니며 캔디를 얻기 시작했다.
언제나 화려한 장식을 뽐내는 길 건너 아이스톤 패밀리의 집이다.
문에 걸린 해골은 사람이 다가가면 막 흔들리며 무서운 소리를 내는데, 코난군이 유치원 다닐 때는 무섭다며 이 집에 캔디를 얻으러 가지 않으려 하기도 했다 🙂
그 다음은 아이스톤 패밀리의 옆집 – 이 집은 특이하게도 캔디 뿐만 아니라 설탕 시럽이 잔뜩 발린 하니번 빵을 한 봉지씩 나누어 주기도 했다.
길고양이를 데려다가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는 봉사를 하는 103번지 이웃은 올해에도 멋진 할로윈 장식을 했다.
이웃집을 한 바퀴 돌고나니 코난군의 친구 젯이 도착했다.
젯의 부모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고, 젯은 늦둥이 귀한 아이라 그런지, 꽤나 비싸 보이는 복장과 소품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직접 만들어준 복장을 입은 코난군은 다른 친구들의 비싼 복장을 부러워하지 않았다 🙂
젯이 합류하고나서부터 우리 골목을 떠나 어린 아이들이 많이 사는 이웃 골목으로 캔디 동냥을 떠났다.
이 골목에는 코난군과 둘리양의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어린 캔디 동냥꾼들과 따라온 부모들로 온 골목이 시끌벅적했다.
조용한 우리 골목과 큰 대조가 되었다.
코난군네 친구 브래디의 집에 가니 피자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고 코난군의 학교 친구들도 몇 명 와 있었다.
앙증맞은 애기 동냥꾼 맞이하랴, 아들 친구들 맞이하랴, 바쁜 브래디네 엄마.
맨 왼쪽의 미식축구 복장을 입은 아이가 브래디 이고, 코난군 옆에 늑대 인간은 닉, 그 옆은 젯이다.
동냥꾼도 많고 장식도 요란해서 밤거리 산책을 하기가 즐거웠다.
게다가 날씨마저 춥지않고 온화해서 아주 좋았다.
두콩이네 집은 계단을 내려오다가 넘어지지 않도록 이렇게 유도등을 환하게 밝혀두었는데…
막상 집 앞에 가보니 사람은 없고 캔디를 마음껏 집어가라는 팻말과 캔디만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집은 아빠가 집에 남아서 동냥꾼을 맞이하고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를 돌았는데, 이 집은 아빠 엄마가 모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모양이었다.
(나중에 늦은 저녁 시간에 우리집에 캔디를 얻으러 들르기도 했다 🙂
지난 9월 초부터 마트의 계절상품 코너에는 오만가지 할로윈 캔디와 복장을 진열해놓았는데, 이 밤을 기해서 그 모든 상품들이 사라지고 이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물건이 "나 좀 사가라~~" 하는 듯 곳곳에 자리잡고 있을게다.
3주 후면 추수감사절이자 코난군의 생일이고, 그로부터 한 달 후에는 크리스마스이다.
운전하면서 즐겨 듣는 라디오 Q99 채널에서는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노래를 틀어주는 시즌이 왔다.
학기말로 접어들수록 바빠지지만, 이 두 큰 명절을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힘을 내보자.
2018년 1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