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에 래드포드 인근 말농장에서 친구 니알라의 생일파티가 있었다.
말농장에서 파티라니???
무척 궁금했고, 니알라와 둘리양은 친한 사이이고, 선착순 12명만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고 하니, 얼른 참석하겠다는 답장을 했었다.
함께 잘 어울리는 또다른 친구 주주도 파티에 오고, 다른 2학년 아이들과 방과후교실에서 친하게 지내는 3학년 다니엘 언니도 왔다.
아이들에게 말을 보살피는 법도 소개하고, 말 안장을 얹는 법, 말발굽 관리하는 법, 등등을 말해준 다음 말 등에 올라타고 마굿간을 한바퀴 돌려주기도 했다.
말의 털을 쓸어주는 것은 잘 했지만, 승마를 하는 것은 어쩐지 내키지가 않는지 하기 싫다던 둘리양.
아이들의 안전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파티의 손님을 12명으로 제한하고, 부상을 당하더라도 책임을 미루지 않겠다는 보호자 동의서에 싸인을 하게 했다.
꺠알같은 글자로 쓰인 동의서를 읽고 여러 곳에 싸인을 했건만, 둘리양이 말을 타지 않겠다고 하니, 나만 헛수고를 했다.
다른 아이들이 말을 한 번씩 타고난 다음에는 흰 말의 몸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놀이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림을 그린 다음에는 수고했다며 당근을 상으로 먹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놀이가 끝나갈 무렵 니알라의 아빠가 우리 동네 핏자가게에서 핏자를 주문해서 가지고 왔는데…
그 크기가…
ㅎㅎㅎ
핏자 박스의 가로 세로가 72센티미터나 되었다!
큰 접시에 담아도 한조각이 넘쳐나는 엄청난 크기의 핏자가 즐거운 파티의 분위기를 더 띄웠다.
생일케익은 라마와 선인장 장식을 꽂은 컵케익이었다
핏자와 케익 말고도 여러 가지 과일과 간식과 음료를 넉넉하게 준비했던 니알라의 부모는 늦둥이로 얻은 딸의 7살 생일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니알라의 아빠는 먼젓번 결혼해서 얻은 자녀들은 이미 대학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는 성인이고, 대략 짐작으로 환갑이 넘은 나이로 보인다.
니알라의 엄마도 나보다 몇 살 더 많은 노산으로 니알라를 낳았는데, 버지니아 공대에서 교수로 일하다가 동료 교수인 니알라의 아빠와 아주 늦은 결혼을 했다.
남의 인생에 간섭을 하지 않는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미국에 살다보니, 아빠 엄마의 나이가 별로 대수롭지 않고, 피부색이나 인종도 상관없고, 그저 즐거운 파티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말농장에서 하는 생일파티는 말도 축하해준다 🙂
아이들은 물론이고 함께 참석했던 어른들도 색다르고 재미난 경험이었다.
2019년 9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