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4
새집소식 03: 테니스 종족에게 매력적인 우리집 위치

새집소식 03: 테니스 종족에게 매력적인 우리집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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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름다운 여배우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영화중에 사브리나 라는 작품이 있다.

이 영화가 시작하는 첫 대목에서 별볼일 없는 운전기사의 딸인 사브리나가 아버지가 근무하는 부잣집을 방문하면서 그 집의 구조를 소개하는 장면이 있다.

“그 집이 얼마나 부자였나 하면… 실외 수영장과 실내 수영장이 딸려있고, 실외 코트와 실내 코트가 딸려 있었지…”

이런 대사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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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종족 (테니스 광 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아예 그렇게 타고난 종족이라는 뜻으로 내가 지은 별명이다 🙂 인 남편과 연애시절에 함께 본 영화였는데, 사브리나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부잣집의 두 아들과 삼각관계에서 어떤 러브 스토리가 이어지는지 보다도 인도어 아웃도어 테니스 코트가 더 뇌리에 박혀 기억에 남아있다.

(위 사진이 바로 실내 테니스 코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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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종족은 자기들끼리 어울리는 기회가 많아서 – 그래야 함께 테니스를 즐길 수 있으니 – 나도 그들과 어울릴 기회가 자주 있었는데, 그 중에 돈이 많은 사람들은 자기 집에 야외 테니스 코트를 소유하고 있기도 했다.

조지아에서도 그랬고 버지니아에서도 그랬다.

우리도 넓은 땅에 집을 짓고 테니스 코트도 지어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처음에 배수가 잘 되는 토양층을 만들고 평평한 표면의 코트를 만드는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하지만, 그 후에도 계속해서 풀이나 나무 뿌리가 자라나서 코트 표면에 균열을 만들어 내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도 노력과 비용을 아주 많이 요구하는 일이라서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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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차라리 실내 코트를 가지고 있는 것이 관리하기가 더 수월하다.

나무뿌리가 자라서 코트를 침범하거나 비바람에 표면이 상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트 면적에 더해서 공이 바깥으로 나가면 따라가서 칠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필요하고, 또 충분히 밝은 조명 시설도 있어야 한다.

집 안팎에 테니스 코트가 없으니 남편은 가까운 공원이나 대단지 아파트가 소유한 코트에 가서 테니스를 친다.

아래 사진은 그 중에서 코난아범과 코난군이 자주 공을 치러 나가는 어떤 아파트에 딸린 코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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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오른쪽에는 아파트 수영장이 보인다.

코트 윗쪽의 진회색 사각형은 농구장이고 그 위로는 주택들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테니스를 치다가 잠시 쉬면서 저 주택을 쳐다보면, ‘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코트가 가까워서 참 좋겠다’ 하는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라켓과 수건과 마실 물을 바리바리 챙겨서 차를 타고 와야 하는 곳이지만, 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런 준비없이 라켓만 들고 와서 언제라도 테니스를 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제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면 더이상 그들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집 뒷마당에서 고등학교 테니스코트가 건너다 보일 정도로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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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우리집이 들어설 자리이고, 노란 선을 따라 걸어가면 천천히 걸어도 1-2분 내에 테니스 코트까지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조명 시설이 되어 있어서 밤에도 경기를 할 수 있고, 공립 고등학교 시설인 만큼 지역사회 주민이 사용하는 것이 허락되어 있다.

남편과 친한 테니스 종족 중에 쌍둥이 아빠 에드리언을 우연히 만나서 우리 가족의 새집으로 이사소식을 알려주니, 가장 첫 마디가 “그 집, 고등학교 테니스 코트 옆에 있는 그 주택단지 아니야?” 였다.

“그래, 맞아! 코난아범이 그 집을 사게된 큰 동기 중에 하나이지 :-)” 라고 대답해주었다.

내가 두툼하고 기분좋은 서류봉투를 받는 꿈을 꾸어준 A 교수님도 테니스 종족이라서, 아마도 우리 이사 소식을 듣자마자 이 코트를 가장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새 집으로 이사하면 낙엽 긁을 시간이 남고, 나무와 잔디 관리를 하던 시간이 남으니, 가까운 고등학교 코트에서 테니스 종족들이 자주 모일 것 같다.

경기를 마치면 우리집에 와서 시원한 음료라도 한 잔씩 나누며 테니스 이야기 꽃을 피우게 되겠지…

새집소식 03: 테니스 종족에게 매력적인 우리집 위치

우리집에서 코난군의 중학교 까지 이어지는 통학로를 그려보았다.

평평한 길이라서 걸어가도, 자전거를 타고 가도, 힘들지 않은 길이다.

중학교 건물 현관문을 들어서기까지 천천히 걸으니 9분이 걸렸다.

3년 후에 고등학교로 올라가게 되면 등굣길은 더 단축되어 5분이면 충분하다.

학교에 다녀와서 아빠와 함께 테니스를 치러 갔다가, 돌아와서 씻은 후에 바이올린 레슨을 받으러 갔다 오는 그 모든 동선이 몇 분 안에 있으니, 정말 좋은 위치이다.

 

 

2019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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