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인 토요일 오후, 주주가 엄마와 함께 우리집에 왔다.
이렇게 많은 화장품을 가지고…
우리 동네에서 독립기념일에 동네 한바퀴를 도는 퍼레이드를 한다는 소식을 접한 둘리양이 주주와 열심히 의논하여 독립기념일 분위기 물씬 나는 머리띠와 목걸이 등등을 자기 용돈으로 구입하고, 거기에다 주주 엄마가 둘이 똑같이 맞추어 입으라고 옷을 한 벌씩 사다준 것만으로 부족해서, 우리집에 화장품을 들고 와서 퍼레이드에서 한껏 기분을 내도록 무대화장을 해준 것이었다!
주주 엄마는 예전에 볼룸댄스를 열심히 배운 적이 있어서 그 때 무대화장 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주주가 댄스 리사이틀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어서 이런 화장품을 구비해놓고 자주 주주에게 화장을 해주는 것 같았다.
둘리양은 처음에는 신이 나서 얼굴을 대주고 있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표정이 되어갔다… ㅠ.ㅠ
그냥 색조화장품 한두가지 바르는 것인줄 알았더니만, 컨실러부터 시작해서 끝도 없이 켜켜이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자니 지루하기도 하고 피부가 무척 답답했을 것 같다.
그런데 처음에 들떠서 화장을 시작한 자신이 부끄럽고, 일부러 우리집까지 와서 화장을 해주는 주주엄마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그리고 이 아이 원래 성격이 그러하다!) 이제 그만 화장을 지우고 싶다는 말을 못하고 낑낑대며 앓는 소리만 하고 있었다,
주주의 차례가 되어서 화장을 하는 동안 내가 둘리양을 저쪽 구석으로 데리고 가서 “화장이 답답하고 불편하면 지금 지워도 괜찮다, 그런다고 주주엄마가 기분 상하지 않으니 걱정마라…” 등등의 온갖 설명으로 달랬으나, 둘리양의 심기는 불편한 상태로 이삼십분이 지나갔다.
마침내 주주엄마에게 얼마든지 괜찮다는 말을 듣고 화장을 지운 뒤에 조금씩 기분이 밝아졌다.
우리 동네 퍼레이드는 자전거나 스쿠터나 무엇이든 바퀴달린 것을 독립기념일 분위기 나게 꾸며서 동네 반장님 집 앞에 모여서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것이 전부이다.
킵스팜 단지가 처음 생길 때 입주한 제니 반장님 집은 언덕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는데, 해마다 7월 4일에는 이렇게 동네 아이들을 모아서 퍼레이드를 하고, 자기집 뒷마당에서 파티를 했다고 하는데, 올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파티는 못하고 퍼레이드만이라도 하자며 입주민 전부에게 초대장을 보내왔다.
제니 반장님 집 앞에서 4시에 모여서 퍼레이드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우리는 10분 정도 일찍 도착하게 되었다.
드라이브웨이에 독립기념일 축하 퍼레이드 차량 주차하는 곳 이라고 크게 써두었다.
10분을 기다리니 온동네 아이들이 자전거나 전동차, 유모차 등을 타고 모였다.
제니 반장님의 남편이 운전하는 골프카트가 선두를 지휘하고, 아이들은 그 뒤를 따라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골프카트에서는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신나는 음악이 나오기도 했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화창하게 개어서 아주 신나는 분위기였다.
위의 사진 오른쪽에 빨간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사람이 제니 반장님이다 🙂
코난군은 이런 어린이 행사는 유치하다며 참석하지 않고, 대신 자기방 창문으로 퍼레이드를 내다보겠다고 했다.
동네 한 바퀴를 다 돌아서 시작지점으로 돌아오는 어린이에게는 얼음과자를 주겠다고 하니 모두들신이 나서 바퀴를 굴리고 있다.
아이가 퍼레이드에 참가한 집은 부모들이 함께 걸으며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어주었고, 아이가 없는 집은 집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퍼레이드 하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구경했다.
우리집 앞을 지날 때 찍은 사진은 길을 건널 타이밍을 놓쳐서 우리집은 보이지 않고 건너편 집들만 보인다 🙂
다같이 동네 한바퀴를 돌고 제니 반장님 집 앞으로 돌아오니 간식과 얼음과자와 음료수가 준비되어있었다.
얼음과자로 더위를 식히며 조금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이웃 주민 몇 명과 인사도 나누었다.
2020년 7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