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 비평지의 편집장으로 일하던 질리언 플린이 처음으로 쓴 소설의 제목은 날카로운 물체, Sharp Objects 이다.
지난 7월 초순에 시작했던 온라인 대학원 수업에서 과제 중에 하나로 각자 자기 소개를 하도록 했는데, 그 중에 몇 몇 학생들은 자신을 독서광이라고 소개했다.
그들에게 나도 방학동안 읽어보게 쉽고 재미있는 책을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 중에 한 학생이 이 책을 추천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것은 7월 14일, 오늘 8월 16일에 다 읽었으니 한 달 동안 읽은 책이다.
마음먹고 집중해서 읽었다면 일주일도 안걸렸겠지만, 독서를 게을리 하다보니 한 달이나 걸렸다.
그나마 얼마전부터 아이들과 주말 동안에 [두 시간 동안 다른 일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읽기] 시간을 정해서 지키고 있는 덕분에 대출 연장 없이 다 읽을 수 있었다.
여담인데, 둘리양의 건의로 요즘 매일 저녁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티타임을 가지고 있으며, 주말마다 책만 보는 시간인 북써클 시간을 가지고 있다.
매일 저녁 티타임은 번갈아가며 리더를 정해서,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는지, 나누고픈 이야기, 느낀 점, 즐거웠거나 화가 났거나 해서 기억에 남는 일을 이야기하고, 다음날은 어떤 계획이 있는지를 말하는 시간이다.
한 시간 정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차 한 잔도 다 마시게 된다.
찻잔을 준비하고 각자 마실 차의 종류를 물어보고 미리 준비하는 것은 둘리양이 자원하고 있다.
그렇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하루종일 자기방에서 게임만 하던 코난군이 어떤 일을 겪었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알 수 있고, 둘리양은 재미있게 읽은 책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나는 나대로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거나 스트레스 받았던 일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한, 주주가 태권도 캠프를 더 다니기로해서 앞으로 또 2-3주 동안 함께 놀 수 없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전할 때도,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이야기하면 둘리양이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등의 잇점도 있다.
주말에만 가지는 북써클 타임은 두 시간 동안 각자 읽을 책을 가지고와서 소파에 편하게 앉거나 기대어 누워서 책을 읽는다.
이 활동도 둘리양이 하자고 해서 시작한 것인데, 혼자서 책을 읽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
혼자서 책을 읽다가는 조금 지루해지면 책을 덮어버리게 되지만, 아이들과 함께 같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으니 멈추지 않고,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도 않고 – 나의 독서를 방해하는 유력한 용의자인 아이들이 함께 독서를 하고 있으니 🙂 꽤 긴 시간 동안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티타임 시간에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내용이 끔찍하거나 너무 비극적이어서 나중에는 아이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게 되었다
할머니, 엄마, 딸들로 이어지는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는 병의 대물림이 얼마나 끔찍한 결말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은 2006년이었는데, 2018년에는 미국 유명 방송사인 HBO에서 드라마로 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공 카밀 역으로는 에이미 애덤스가 출연했다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 드라마도 보고싶다.
(아래 사진은 드라마의 포스터이다.)
내일 출근이나 퇴근하는 길에 다 읽은 책은 반납하고, 다음 주말 북써클 시간에 읽을만한 책을 빌려와야겠다.
둘리양은 하루에 거의 두 권씩 책을 열심히 읽어대고 있다 🙂
컴퓨터 게임만 좋아하는 코난군은 동생 덕분에 꾸준히 독서를 하게 되었다.
둘리양, 고마워!
2020년 8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