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가게에 갈 수 있는 우리 동네

걸어서 가게에 갈 수 있는 우리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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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이 있는 킵스팜 단지는 새로 생긴 주택 단지이지만, 중고등학교 건너편에는 팍스릿지 라고 하는 꽤 오래된 큰 주택 단지가 있다.

팍스릿지는 1970년대 쯤에 생긴 단지인데, 개인주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집이 벽끼리 붙어있는 타운하우스도 많고, 아파트 건물도 많이 있다.

대단지를 끼고 그로서리 가게도 있는데, 우리집에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무척 가깝다.

 

오늘 화요일은 집에서 일을 해도 되는 날이어서 하루종일 집에 있었는데, 아침 산책을 대신해서 둘리양과 함께 그로서리 가게에 다녀오기로 했다.

여름 햇살이 눈부시기는 하지만 기온은 많이 높지 않아서 나는 걷고 둘리양은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좋았다.

걸어서 가게에 갈 수 있는 우리 동네

 

우리집에서 가게까지는 자전거나 도보로만 갈 수 있는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어쩌다가 차도와 만나는 길목에는 조심하라는 표시가 잘 되어 있는데 (아래 사진에서 노란 기둥은차가 산책로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보행자는 차도를 조심하라는 표시가 된다), 거기에 더해서 차도에는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중고등학교가 완전한 개학을 하면 등하교 시간에는 차가 다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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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15분 정도 가면 그로서리 가게인 푸드라이온이 나온다.

산책로와 바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다.

가게 안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므로, 자전거를 세워놓고 마스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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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아이들 고모가 마스크를 대량으로 보내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둘리양의 몫으로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어린이 마스크와, 마스크를 매달 수 있는 목걸이를 둘리양은 무척 좋아했다.

걸어와서 쇼핑을 하니 좋은 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꼭 필요한 물건만 조금씩 구입하게 되어서 낭비를 하지 않을 수 있고, 아이스크림은 가다가 녹으니 살래야 살 수 없어서 다이어트에 좋고, 배낭에 물건을 담아가니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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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상추쌈을 먹으려고 상추를 사고, 둘리양이 좋아하는 과일과 코난군이 부탁한 과자 몇 가지를 사서 둘리양 배낭에 담고, 나도 에코백에 몇 가지를 담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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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침이슬이 촉촉한 잔디 위에 우리 모녀의 모습을 기념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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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앱을 켜고 다녀오니 정확한 거리가 지도와 함께 표시되었다.

빨간색 핀포인트가 우리집이고, 중고등학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푸드라이온까지 다녀온 경로가 아래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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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보니 식빵을 샀어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산책이 재미있기도 해서, 저녁 무렵에는 코난군까지 데리고 다시 한 번 가게에 다녀오기도 했다.

코난군도 배낭을 지고 간 덕분에 제법 무거운 콜라도 사고 과일도 더 사왔다 🙂

 

재미삼아 산책삼아 가게에 걸어갈 수도 있고, 아이들이 다닐 중고등학교는 더 가까운 거리에 있고,여러모로 살기 좋은 동네라서 만족스럽다.

특히나 요즘 미국에서도 폭우가 많이 내려서 홍수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자연재해 걱정도 안해도 되니 감사한 일이다.

 

직장 동료 데비가 며칠 전에 폭우가 내린 다음날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인데, 올 여름에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우편함을 경계로 집앞 도로와 집으로 들어오는 드라이브웨이가 있는데, 폭우로 인해 도로는 강물이 되어 흐르고, 드라이브웨이는 유실되어 꼼짝없이 집안에 갖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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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와 홍수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이 얼른 피해를 복구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를 빈다.

 

 

2020년 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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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ㅎㅎㅎ

오늘 금요일은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화상회의에 계속해서 참석하고 있었다.

코난군의 친구 조나스는 여느때처럼 아침에 와서 코난군과 놀고 있었고…

그런데 둘리양까지 세 명이 우루루 내려오더니, 자기들끼리 자전거를 타고 푸드라이온 가게에 가서 자기 용돈으로 원하는 것을 사먹어도 되는지를 물었다.

회의 중이라서 어차피 긴 이야기도 못하겠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신이 나서 나갔다.

잠시 후에 보니, 좋아하는 사탕과 감자칩 과자를 한 봉지씩 사들고 들어왔다.

이제 돈쓰는 재미를 알아버려서 앞으로도 자주 군것질을 하러 나가게 될지, 몇 번 그러다 말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

미국에 살면서 아이들끼리 군것질 사먹으러 나가는 일은 무척 흔하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