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실내 자전거를 하나 구입했다. 뒤로 젖혀서 타는 (recumbent) 모델로. 직립으로 타는 것보다 허리에 부담을 덜 준다고 해서, 이곳 저곳 찾고 있었는데 코로나 여파인지 실내용 자전거가 거의 품절이다. 그러다 우연이 내가 기꺼이 지불하려 했던 가격대의 중고 자전거가 샬롯에 있었다. 새 제품의 가격은 무려 2400불 정도인데 약 1/3 미만으로 나와서, 샬롯 G 마트와 IKEA를 들렀다 오는 길에 사왔다. 상태가 아주 좋고, 조용해서 아주 만족이다.
약간의 불만이라면 (이 자전거와는 별개의 문제인데), 아이패드나 컴퓨터를 앞에 둘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아이패드를 올릴 수는 있으나, 그렇게 하면 자전거의 화면 가리게 된다.
그러면, 몇 분 동안 운동했는지, 몇 칼로리를 소모했는지를 알지 못하기에 불편하다. 그래서 쓸만한 거치대가 있는지 thingiverse.com 이란 곳에서 찾았다. 이 사이트는 Makerbot 이라는 3D 프린터를 만드는 회사가 운영하는 곳으로 네티즌들이 디자인한 온갖 것들(thingiverse)을 프린트 할 수 있는 파일을 올려 놓는 곳이다. 몇 년 전에 3D 프린터를 하나 구입한 이 후에 자주 찾는 곳이다. 장난감에서 부터 별 것들이 다 올라와 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이런 것인데 아래 같이 생겼다.
막상 프린트를 해보니 쓸만하지가 않았다.
결국 직접 간단한 거치대를 만들기로 했다. 프린트할 파일을 디자인하기 위해서 tinkercad.com 으로 간다. 거기거 간단하게 도면을 그린다. 그냥 직육면체를 선택해서 크기를 늘리거나 줄이고, 이 방향 저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총 3개의 직육면체를 조합했다.
이 도면용 파일을 받아서, Ultimaker Cura 라는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 역시 Makerbot 이란 곳에 만든 것인데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 을 통해서 3D 프린터가 읽을 수 있는 gcode 파일을 만들어 프린트를 하면 된다. 처음에 인쇄된 것은 아래의 것인데, 약간의 수정을 해서 (각도를 좀 고치고 길이를 늘여서) 다시 두 개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자전거 위에 얹어 보고,
양면 테이프를 붙이고, 구멍을 뚫어서 케이블 타이로 묶어 주면 된다.
그 다음엔 아이패드를 얹고 운동을 한다.
다스뵈이다를 보면서,, ㅎㅎㅎㅎㅎ.
이로서 모든 장비 앞에 뭔가를 볼 수 있는 TV 나 스크린이 있어서, 이젠 심심해서 운동을 못한다는 변명은 할 수가 없다.
여담으로, 연구에 의하면 영화나 다른 동영상을 보면서 운동을 하는 것과 실제 운동하는 것 같은 가상의 영상을 보면서 운동하는 것에서 운동효과가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는 것인데, 이게 어려우면 실제 거리나 숲속을 달리는 영상을 보면서 뛰는 것이 낫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유튜브의 이런 가상의 영상들이 아주 많다.
운동효과가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뭔가 재미있는 영상이나 영화 혹은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것이 덜 지루하니 어쩔 수 없다. 아예 안하는 것보단 훨씬 나으니..
다시 자작 이야기로 돌아오면, 자작의 가장 좋은 점은 만든 것들이 망가지거나 부러지더라도 다시 만들거나 인쇄하면 된다는 것에 있다. 또, 사용하는 과정에 불편한 점이나 개선 점이 있으면 이를 반영해서 더 나은 디자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최근에 7년 넘게 쓴 컴퓨터의 모니터가 앞으로 기울었다. 내부의 경첩이 부러진 것이다. 분해해서 경첩을 수리할까 생각해봤지만 일단은 접었다. 스크린을 떼어내야 하고, 어쩌면 내부의 부품을 사야할 지도 모르고, 또 잘 될지도 모르겠다.
아마존에는 아예 바깥에서 나사 등으로 조절 할 수 있는 물건을 팔고 있는데, 약 20불이다.
이런 물건을 20불에 살려니 돈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혹시나 해서 thingiverse 에 가보니, 아니라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같은 문제로 불편해하는 모양이다. 누군가가 이를 햬결할 수 있는 것을 디자인을 해서 올렸기에, 다운 받아서 인쇄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아마존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나은 디자인임은 물론이다.
아주 만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