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 뉴리버 트레일 여행을 처음 시작했고, 오늘 일요일에 두 번째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앞으로 매주 주말마다 날씨가 좋은 날에 조금씩 뉴리버 트레일을 자전거로 돌아볼 계획이고, 57마일을 모두 정복하는 날에는 기념으로 워싱턴디씨 근교의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기로 했다 ㅋㅋㅋ 짜장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편도 네 시간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 🙂
오늘은 밥부터 먹고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드레이퍼 상회 (Draper Mercantile 홈페이지는 여기에: https://www.draperisfordreamers.com) 에서 브런치를 주문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조심스럽긴 했지만, 테이블이 서로 멀리 떨어져있고,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것이 그리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제 유튜브에서 유시민의 알릴레오북스 커피의 유혹 편을 본 뒤라 아인슈페너 비슷한 커피를 주문했다. 아인슈페너 (Einspänner) 는 독일어로 한 마리 말이 끄는 마차 라는 뜻이다. 뜨거운 커피잔에 휘핑크림을 얹어두어서, 마차를 몰면서 한 손으로 커피잔을 들고 마셔도 커피가 컵 밖으로 튀어 흐르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비엔나 커피라는 이름으로 팔던 커피이다. 참고로, 유시민의 알릴레오북스 유튜브 채널은 좋은 책을 소개하고 토론하는 영상인데, 박학다식하고 글과 말을 잘 운용하는 유시민 작가의 실력 덕분에 무척 재미있고 유익하다. 하지만 어려운 책을 소개할 때는 내 지식 수준이 얕아서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번 책은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데다 어렵지 않은 책이어서 유튜브 동영상도 무척 재미있게 시청했다.
드레이퍼 상회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음식점이자 호텔, 상점, 등 종합 상업건물인데 (그래서 mercantile, 상회 라는 이름이 적절하다) 오래된 건물이라서 구경할 거리도 많았다. 음식점 입구에는 기념품을 팔기도 했고, 또 한 켠에는 옛날 우체국으로 사용하던 시설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두어서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을 배울 수도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차는 드레이퍼 상점 주차장에 두고 (상점 이용 고객은 차를 둘 수 있어서 7달러의 주차비를 절약할 수 있다) 오늘은 뉴리버 트레일의 시작점인 도라 정션까지 4마일 정도만 다녀오기로 했다. 왕복으로 8마일이니까 지난 번의 편도 보다도 짧은 거리이다. 조금 가다보니 이런 기둥위에 신기한 모양의 물건이 세워져 있었다.
대여섯개 정도 되는 형상이 기둥위에 있고 그 양 끝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었다 (위 사진에서 노란색이 망원경이다). 설명서를 읽어보니 망원경 속을 들여다보면 기차 모양이 보인다고 한다. 이 트레일이 원래는 기찻길이었음을 기억하기 위해서 이런 조형물을 세웠나보다.
그런데 기차 모양은 마음씨가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지 🙂 남편은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코난군과 나는 기차 모양이 보였다. 카메라로 망원경 안을 찍었더니 촛점이 흐리긴 하지만, 다섯 개의 조형물이 겹쳐지면서 기차 한 칸의 실루엣이 보인다.
도라 정션에서 시작하는 뉴리버 트레일은 남쪽으로 57마일이 이어져 있는데, 우리 가족은 시작지점에서부터 14마일 정도를 다녀온 셈이다. 이제 남쪽으로 40여 마일이 남았다. 매주 주말마다 10마일씩 다녀온다면 한 달 후에 트레일을 모두 자전거로 정복하게 된다. 10마일을 다녀오려면 20마일을 자전거 페달을 밟아야 하니, 체력을 잘 관리해야 하고, 날씨도 주말마다 좋아야 한 달 후에 트레일을 마칠 수 있다.
지난 주에 시작했던 드레이퍼 지점으로 돌아왔더니 고양이 한 마리가 사람에게 다가와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다소 힘들어서 짜증을 내던 둘리양이 고양이 덕분에 기분이 완전히 풀어졌다. 야외라서 그런지 고양이 털에 알러지가 있는 코난군도 재채기나 눈 충혈 증상 없이 고양이를 만질 수 있었다.
2021년 4월 25일
양수야. Memorial Weekend에 캠핑가자.
그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