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
뉴리버 트레일 여섯번째 여행

뉴리버 트레일 여섯번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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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전거 여행을 시작할 곳은 집에서 한 시간도 더 멀리 운전해서 가야 하는 곳이어서, 차 안에서 지루함을 잠시라도 줄일 겸, 중간에 드레이퍼 상회에 들러서 아침을 사먹었다.

이번에도 스페셜 커피를 주문해봤는데 오늘 마신 것은 코코-초코 라는 이름이었다. 코코넛 향이 느껴지는 커피였는데 단맛이 아주 강해서 지난 번에 마신 것보다는 덜 좋았다. 그래도 아직 맛보지 못한 나머지 네 가지 커피를 모두 한 번씩은 마셔볼 계획이다.

오늘의 시작점은 감베타 로드 (Gambetta Road) 라는 곳인데, 다른 곳과는 달리 주차장소가 매우 작아서 고작 다섯 대를 세울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운이 좋아서 빈 자리에 차를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우리 바로 뒤에 따라오던 차는 주차장에 빈 자리가 없어서 갓길에 차를 세워야 했다.

오늘도 가다, 쉬다, 놀다, 가다를 반복하며 왕복 16마일 (26 킬로미터) 을 달렸다. 오늘은 기온은 낮았지만 햇빛이 강해서 모두들 썬스크린 로션을 발랐다.

지난 번의 종착지점이었던 프리즈 정션을 지나서 1마일쯤 가니 강가에 캠핑장이 있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옆에 모래사장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거기에 캠핑을 할 수 있도록 벤치와 장작불을 피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물가에서 놀고 나는 벤치에 앉아서 평화로운 경치를 감상했다.

푸른 하늘에 구름이 그림처럼 떠있었다.

감베타 로드에서부터 8마일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프리즈 라고 하는 작은 마을이었다. 1800년대와 1900년대 초기까지는 여기가 꽤나 붐비던 마을이라고 한다. 지금은 많이 쇠락했지만 그래도 경치 덕분에 방문객들이 간간이 있는지 기념품 가게나 카페 같은 곳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 마을에는 면화공장이 있었는데, 그 공장과 인근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여기에도 수력발전소가 있었다. 그 면화 공장의 주인이 프란시스 헨리 프리즈 라는 사람이었는데, 짐 파이프 카리코 라는 사람과 힘을 합쳐 수력발전소와 면화공장을 지었다고 한다. 프리즈는 카리코의 이름을 따서 마을이름을 카리코라고 하자고 청원하는 서류를 제출했는데 어쩌다보니 (아마도 동사무소 직원의 실수?) 마을 이름이 카리코가 아니라 프리즈가 되었다고 한다. 옛날에 이 마을까지 기차가 들어오던 시절은 (그러니까 뉴리버 트레일이 생기기 전) 면화를 생산해서 수송하느라 이 작은 마을이 잘 나갔었을 것이다.

강가의 넓은 잔디밭에서 카트휠 돌기를 한없이 하고 놀던 둘리양은 배가 고프다고 했다. 드레이퍼 상회에서 샌드위치를 반도 먹지 않고 남기더니, 내 그럴 줄 알았다. 이 녀석은 빵보다 밥을 잘 먹기 때문에, 아침을 부실하게 먹고 나중에 배고파할 것 같아서 삼각김밥을 조금 싸왔는데, 강가에 앉아서 맛있게 먹었다.

프리즈 간판을 배경으로 인증 가족사진을 찍었다. 뉴리버 트레일은 프리즈 정션에서 두갈래 길로 나뉘는데 그 중에 프리즈로 가는 길이 여기에서 끝난다. 내일은 나머지 길인 개일렉스로 가는 길을 끝까지 갈 계획이다.

또 달리고 달려서… 프리즈 정션을 지나 감베타 로드로 돌아가는 길이다. 강도 건너고…

터널도 지났다. 이번 터널은 산을 휘돌아 가느라 굽어 있어서 터널 안이 더욱 캄캄했다. 직선이라면 반대편 끝이 보여서 그리 어둡지 않은데, 여기는 끝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아빠와 딸
그 뒤를 이어 아들, 그리고 나 🙂

내일 일요일은 집에서 한 시간 삼십 분을 운전해서 게일렉스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감베타 로드까지 올라왔다가 돌아갈 예정이다. 그러면 우리 가족의 뉴리버 트레일 자전거 여행 대장정이 끝난다. 집에서부터 점점 멀어지는데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놀다가 쉬다가 하다보니 거의 하루가 다 걸린다. 덕분에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은 덜하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도 자전거를 타는 날은 집에서 따로 트레드밀 운동을 하지 않아도 일일 운동 목표를 다 채울 수 있어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고, 가족과 함께 하지만 뒤치닥거리는 안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집에 있으면 가족과 같은 공간에 있기는해도 밥을 차리거나 설거지나 청소를 하느라 실제로 가족과 대화를 하거나 함께 노는 시간은 없는데, 이렇게 자전거 여행을 하니 오히려 일은 덜하게 된다.

갬베타에서 프리즈 정션을 지나서 프리즈까지 왕복하였다. 다음엔 마지막 종착지에서 갬베타를 찍고 돌아가면 57마일은 주파하게 된다.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이틀 전까지만 해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흐림으로 바뀌었다. 내일이면 끝난다.

2021년 5월 15일에 쓰기 시작해서 5월 16일에 완성한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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