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월 1일과 30일에 각각 화이자 백신 1, 2차 접종을 마쳤다. 큰 부작용 없이 주사를 맞은 팔이 이틀 정도 뻐근하게 아팠고 아주 약간의 열이 나고 하루 정도 피곤해서 집에서 쉬는 것이 전부였다. 비슷한 시기에 모더나 접종을 받은 아트 선생님은 열이 아주 많이 나고 온몸이 몸살이 난 것 처럼 아파서 고생을 했다. 얼마전 미국에서 12-15세 아이들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은 화이자 백신만 가능하다. 따라서 코난군이 맞은 것도 화이자 백신이었고, 1차 접종 이후 하루 정도 팔이 뻐근하게 아픈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남편이 지난 금요일에 모더나 2차 접종을 맞고 와서는 부작용이 무척 심했다. 1차 접종 후에는 아무렇지도 않아서 주사를 맞은 다음날에도 잔디를 깎거나 자전거 여행을 다녀도 괜찮았지만, 2차 접종 이후에는 물잔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주사를 맞은 팔이 아팠고, 그날 밤과 다음날에는 열이 화씨 103도 (섭씨 39.5도) 까지 올랐다. 타이레놀을 먹으면 조금 떨어졌다가 다시 열이 오르기를 이틀 내내 반복했다. 이렇게 많이 아플 일이라면 코로나19에 걸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생각해보니, 적어도 죽지는 않겠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ㅎㅎㅎ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부작용이 더 심한가? 물론 아니다. 주변에 모더나 백신 1, 2차를 맞고도 별 탈 없이 넘어간 사람도 있고, 화이자 백신을 맞고 부작용으로 고생한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백신의 제조사나 주사를 맞은 사람의 연령, 건강상태, 등 과는 별 상관없이 복불복으로 누군가는 고생을 많이 하고 또 누군가는 수월하게 넘어가는 것 같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도 조만간 백신을 맞으시게 된다고 하고, 또 호기심도 생겨서 미국 질병청 사이트에 나와있는 백신 부작용과 대처방법에 대해 찾아 보았다.

부작용이란 말은 영어로 사이드 이펙트 인데, 일어나서는 안되는 아닐 부(不) 가 아니라, 원래 의도한 작용에 더해서 부(副)가적으로 생기는 작용이라는 뜻이 영어 단어로 더욱 명확하게 전달된다. 메인이 아니라 사이드 라는 것이다. 안심 스테이크가 메인이지만 사이드 디쉬로 으깬 감자나 삶은 당근이 따라 나오는 것처럼, 항체 형성은 메인이고 따라 오는 증상으로는 주사 맞은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생긴다거나, 전신 피로감, 두통, 근육통, 오한, 열, 구토감이 생기기도 한다고 CDC 사이트에 적혀 있다. 참고로, 미국 정부가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공신력있는 정보를 온국민이 보라고 올려 놓은 것이니, 다른 매체에서 누가 “카더라” 하는 그 어떤 말 보다도 믿을 수 있는 정보이다.

그렇다면 이런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CDC 사이트에서는 부어오른 팔에 찬물을 적신 천으로 찜질을 하거나, 의도적으로 팔을 움직이면 주사를 맞은 팔의 통증을 덜어준다고 한다. 열을 내리기 위해서는 얇은 옷을 입고 물을 자주 마시도록 권하고 있다. 또한, 부루펜 (은 상품명이고, 성분명은 아이부프로핀),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아스피린, 항히스타민제, 등 의사의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을 복용해도 된다고 한다. 다만, 주사를 맞기 전에 미리 약을 먹어두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이 어디선가 읽은 기사에서는 이런 해열제를 먹으면 몸에 항체가 생기는 데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하룻밤 동안 해열제를 먹지 않고 버텼다고 한다. 하지만 CDC 에서 알려주는 정보를 믿고 생고생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남편은 예방주사를 맞기 전에 잔디를 미리 깎아두었고, (남편 주: 오전 10시에 주사를 맞고, 안과에 들러 눈에 동공확대액을 넣어서 예전에 테니스 공에 맞은 눈의 망막에 이상이 없는지 4개월 만에 다시 검사를 했다. 다행이 이상은 없었지만 동공확대액의 약효가 떨어지는데 시간이 걸렸고 그동안 눈의 촛점이 맞지 않아 두통이 심해서 낮잠을 잤다. 오후 5시경이 되어서 팔이 아파오고 열이 나기 시작했는데 심상치가 않아서 잔디를 미리 깍아두어야 겠다고 판단되어 5시 반경에 깎았다.) 아트 선생님은 주사를 맞으러 가기 전에 쇠고기국을 한솥 끓여두었다고 한다. 주사를 맞은 후에 혹시라도 많이 아프게 되면 할 수 없는 일을 미리 해두는 것이다. 나는 주사를 맞는 날을 주말에 가깝도록 잡아서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준비를 하기도 했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1, 2차 접종을 마친 후 2주일이 지나면 면역이 완전히 형성된 것으로 (fully vaccinated) 간주하고, 존슨앤존슨 (얀센이라고도 함) 백신은 한 번만 맞고 2주일이 지났을 때 면역 형성이 완성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생겨도 여전히 코로나19에 걸릴 수는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우리 학과 동료 교수의 어머니는 고령으로 다른 사람보다 먼저 백신을 맞았지만, 딸(=동료 교수)에게서 코로나19를 옮아서 감염되었다. 다행히 백신 덕분에 증상이 가볍게 넘어가서 고령에도 불구하고 큰 탈 없이 회복하셨다고 한다. 동료 교수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다음에 백신을 맞았다.
이제 한국에서도 백신 접종이 점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국군장병 모두가 맞을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글을 참고하여 한국의 독자분들께서는 백신을 맞기 전과 맞은 후에 관리를 잘 하시기를 바란다.
2021년 5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