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전에 우리가 살던 집이나 다른 좀 오래된 집들을 보면 차고 안도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근데 언제부터인가 새로 짓는 집들의 차고안에 석고 보드를 붙이고 이음새만 석고로 초벌 칠하고 페인트를 하지 않은 체로 집을 팔기 시작했다. 그나마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구매자가 돈을 더내면 차고의 페인트 옵션을 택할 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젠 그런 옵션까지 없어져서 입주한 후에 직접 칠하거나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칠하는 수밖에 없어졌다. 작년 입주 전에 여러 곳을 알아 보았는데, 돈이 얼마 되지 않아서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불러서 직접하기로 마음 먹었다. 1500불에서 2000불 정도는 좀 너무 하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 이맘때 열쇠를 받고 이사짐을 나르기 시작할 때, 차고의 석고 이음새를 마무리하고 페인트 칠하기로 마음을 먹고 시작을 했다. 하지만 첫 날 이사짐 몇개를 나르다가 박스 하나를 발등에 떨어뜨려 왼쪽 가운데 발가락 발톱이 빠지는 부상을 당해서 차고 마무리를 포기했다.
돌이켜보면 잘된 일이었다. 2주 동안에 차고 마무리와 모든 짐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차고 마무리를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짐을 시간 안에 옮길 수가 있었다.
드디어 긴 펜데믹의 학기가 끝나고 약간의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차고를 마무리 하기로 했다. 집에 들어올 때마다 보이는 차고가 계속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물론, 이 단지의 60여 가구 중에 차고를 마무리 한 집은 (제대로세어보진 않았지만) 대략 다섯 집에서 열 집 정도 되어 보인다. 처음으로 집을 산 사람들은 별 차이를 못 느껴서 그냥 놔두었거나, 아니면 별로 신경에 거슬리지 않아서, 혹은 비용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대로 두었을 것이다.
이사 전의 텅빈 차고였다면 훨씬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꽉찬 차고를 짐들을 한쪽으로 몬 다음 반을 끝내고, 또 다시 모든 짐들을 반대쪽으로 몰고 끝내게 되니 시간이 꽤 많이 들었다. 약 3주간의 시간이 걸려서 끝냈는데, 첫번째 주말은 코로나 백신의 두번째 주사를 맞고 나서 열이 많이 올라서 3일을 쉬었고, 또 그 다음 주말을 캠핑으로 3일을 쉬어서 시간이 더 많이 들었다. 마침내 우리가 이집을 소유한지 1년 째 되는 6월 5일에 모든 것을 끝내고 짐도 다시 원위치에 놓았다.
이로써 앞으로 집에 크게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잔디를 관리하는 것 밖에 없을 듯하다. 바깥 베란다 밑에 벽돌을 까는 것은 사람에 맡기기로 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고.
이젠 이사를 한 목적 중에 하나의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