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마무리와 정리를 마친 남편이 오늘부터 아이들과 수학 공부를 시작했다. 저녁 식사 후에 서재에서 각자 수준에 맞는 교재로 공부를 하는데, 코난군은 기하학 중에서 직각삼각형의 합동과 닮음을 공부했고, 둘리양은 소숫점에 대해서 배웠다고 한다. 수학 공부는 두 아이가 동시에 시작하지만 둘리양이 30-40분 먼저 마치고 나온다. 코난군의 공부가 언제 끝날지 몰라서 둘리양과 나만 저녁 산책을 했다.
우리의 산책 코스는 동네 두 바퀴를 걷는 것인데, 한 번은 동네 안쪽의 써클을 걷고, 그 다음에는 우리집 앞에 있는 산책로를 따라 동네의 외곽을 따라 걷다가 작은 연못을 끼고 동네 안으로 돌아온다. 동네 안쪽 써클을 따라 걷다가 신기한 풍경을 발견했다.
집 사이로 멀리 보이는 숲 속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연기라고 보기에는 너무 규모가 커서 더 둘러보니 땅에서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 즉 구름이 생겨나는 모습이었다. 오늘 날씨가 무척 덥다가 초저녁 무렵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이제 그 비가 그치고나니 뜨거워졌던 땅이 비로 식으면서 수증기를 만들어서 그 수증기가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동네 안쪽 길을 다 걸으면 0.5마일 (800미터) 정도 되는데, 이제는 동네 바깥쪽 길을 그만큼 걸을 차례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향기로운 꽃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왔다.
아카시아꽃과 비슷한 향기나 나는데, 수십발자국 떨어진 거리에서도 맡을 수 있을만큼 강렬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노란색인데다 향기까지 좋으니 엄마 방에 꽂아두라며 둘리양이 한 줄기를 꺾어다 주었다.
동네 바깥 길을 걷다가 연못을 끼고 동네 안으로 돌아오는 길에 풀밭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다람쥐 만큼 작은 야생 토끼였다. 색깔도 다람쥐와 비슷한 회색이라서 커다란 귀가 아니었다면 다람쥐로 알고 지나칠 뻔 했다. 토끼풀이 만발한 곳에서 저녁밥을 먹는지, 사람이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고 오물오물 풀을 씹고 있었다.
그렇게해서 오늘도 1.2마일 (2킬로미터) 30분간의 산책을 마쳤다.
2021년 6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