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농구대와 코난군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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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설치한 농구 골대

옛집에서 쓰던 농구대는 이삿짐을 나르기도 번거롭고 어차피 중고로 구입했던 구형 제품이어서 (게다가 우리집을 산 사람이 자기 아이들을 위해서 농구대를 주고 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두고 왔다. 그리고 신제품을 온라인으로 구입 배달시킨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인데, 어제 마침내 코난군의 도움과 함께 남편이 설치를 마쳤다. 농구대가 잘 서있도록 지지하는 받침대 부분은 물이나 모래를 채우는 것인데 물은 새거나 증발할 수 있으니 모래를 사와서 채워넣었다.

방학이 시작되고보니 아이들은 온라인으로 친구들과 더욱 자주 만나는 것에 더해서 대면으로도 만나고 싶어했다. 친구들과 대면으로 만나서 함께 놀았던 것이 일년 반도 더 되었으니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어제는 코난군이 친구 두 명과 함께 동네 미니골프장에서 잠시 함께 놀았는데, 오늘은 우리집으로 친구들을 불러서 농구를 하고 놀면 안되겠느냐고 아침부터 물었다. 매사에 헐렁한 코난군이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상당히 집요한 면이 있어서, 오늘 날씨 상황과, 친구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 상황과, 오늘의 전반적인 스케줄 등등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보고, 학교에 출근한 아빠에게도 문자로 문의를 하고… 그렇게 해서 마침내 친구들과 밖에서만 놀 수 있다는 허락을 받아내었다.

알디 마트에서 구입한 식품

오늘 오후에는 아트 레슨이 있는 날이어서, 레슨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고난 뒤 알디마트에 가서 아이들이 놀다가 먹고 마실 것을 샀다. 집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고 (둘리양이 코로나 예방접종을 마칠 때 까지는 2주 자가격리를 마친 친구들만 집안으로 들어오게 하기로 정했다. 둘리양은 아마도 9월 즈음에 예방접종을 받게 될 것 같다.) 밖에서 놀고 먹고 마시게 되니 개별 포장된 음료수를 많이 샀다. 원래는 시원한 쭈쭈바나 사줄까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거의 야외 파티 수준으로 준비를 하게 되었다.

가격은 고작 26달러만 지불했다

내가 즐겨 쇼핑하는 알디마트는 자체 상표를 단 제품을 무척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남자아이 여섯 명이 먹고 마실 만큼 충분한 것을 사도 26달러 밖에 들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2달러 짜리 딸기 한 팩은 손님용이 아니고 둘리양이 부탁해서 산 것이다. 아이들이 마실 물은 우리집 정수기로 받아서 종이컵으로 마시게 할까 생각했는데 종이컵 보다도 싼, 병에 든 물을 구입했다. 500 미리리터 병이 24병 든 묶음이 1달러 49센트이다. 각자 자기 병으로 물을 마시면 위생과 안전에도 더 좋을 것 같았다.

아이스박스에 얼음과 함께 음료수를 채워두었다
냉동 핏자와 냉동 브리또를 오븐에 데워서 먹이기로 했다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음료를 아이스박스에 얼음과 함께 채워놓고 아트 레슨을 마친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조나스도 오늘 농구 모임에 오기로 해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우리집으로 데리고 왔다. 어제 같이 놀았던 조나스와 제임스, 그렇게 두어 명이나 오겠지 했던 내 예상은 많이 빗나갔다. 놀고싶어 근질근질했던 아이들이 많았던 때문인지, 아니면 우리 코난군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아서인지 🙂 다섯 명이나 되는 손님이 왔다. 코난군까지 여섯 명의 아이들이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즐겁게 놀았다.

비를 맞으며 공놀이 하는 아이들

오늘 일기 예보가 비소식이 있다가 사라졌다가 다시 생기는 등, 오락가락했는데 핏자와 브리또를 준비하는 동안에 빗방울이 제법 무겁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비를 맞으면서 공놀이를 하고 놀았다.

맨땅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아이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그치고 아이들은 잠시 쉬며 음식을 먹었다. 다섯 명 중에서 한 명만 제외하고는 모두 어릴 때부터 우리 옛집의 트리하우스에서 놀던 오랜 친구들이다. 오랜만에 보니 다들 놀랄만큼 많이 자랐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는 아이가 제임스이다

코난군의 옆에 앉은 소렌은 10여년 전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 친구로 알게 된 사이이다. 반대쪽 옆에 앉은 후드를 입은 제임스가 바로 그 “너희들 다 루저들이야!” 하고 절규했던 엄마를 둔 아이이다 ㅎㅎㅎ 검정색 옷을 모두 갖다 버렸다더니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밝은색 후디를 입은 모양이다. 무척 습하고 더운 날씨였는데도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는 걸 보니, 영락없는 사춘기 중2병 소년이다.

왼쪽이 조나스, 오른쪽은 타미

조나스는 아트 레슨을 같이 받기 때문에 매주 얼굴을 보는 사이이지만, 타미는 초등학교 졸업하고는 거의 처음 만난 것 같다.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 때 필화 사건으로 코난아범과 타미의 아빠가 힘을 합해 투쟁하면서 아빠들끼리 많이 친해졌다.

제임스와 조사이아

제임스는 친구들 중에서 키가 가장 큰데 무려 5피트 9인치 (대략 175 센티미터)나 된다. 아직 중학교 2학년을 마쳤을 뿐인데 벌써 그렇게 크다니! 옆에 앉은 조사이아는 엄마가 한국계라서 4분의 1 한국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이다. 지난 번에 우리집 (옛날집)에 놀러왔을 때 심하게 까불다가 전구를 깨먹은 전과가 있는데, 거의 2년만에 보니 조금은 점잖아진 것 같다.

신발을 벗어던지고 놀았던 소렌

소렌도 부산한 성격이어서, 조사이아와 더불어 나에게는 요주의 인물인데 오늘은 밖에서만 놀게 하니 맨발로 뛰어다니거나 음식을 흘리거나 해도 신경쓰지 않아서 좋았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부디 지금보다 더 얌전해져서 집안으로 불러서 놀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고 많이 부산한 소렌… ㅠ.ㅠ
오늘 하루 행복했던 코난군

모처럼 친구들과 어울려서 컴퓨터 게임이 아닌, 몸으로 뛰고 소리내어 웃고 떠들며 놀았던 코난군… 친구들과 함께 걸어서 자기들이 다니는 중학교 까지 산책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제 새학년이 시작되어서 학교에 가서 대면수업을 받으면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놀게 해주어야겠다.

“너희들 다 코로나 예방주사 맞았지?” 하고 물어보니 모두들 2차까지 다 맞았다고 한다. 어떤 아이는 2차 접종 후에 많이 아팠다고 하고 또 어떤 아이는 괜찮았다고 하고… 또 누구는 “어떤 한심한 사람이 그러는데 코로나19 예방주사를 맞으면 동성연애자가 된대요!” 하니 모두들 고개를 가로 저으며 혀를 차기도 했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최소한 코로나 대응에 있어서는 같은 생각을 가져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설령 예방주사를 맞은 후에 게이가 되더라도 문제없겠네! 너희들 모두가 게이가 되면 친구가 많아서 외롭지 않을테니 말이야 :-)” 하고 말해주었다 ㅎㅎㅎ

2021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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