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식료품 가게에 팝콘을 사기 위해 들렀다. 전날에 오아시스 마트에서 필요한 식재료를 다 사두었기 때문에 다른 것은 살 것이 없고 아이들이 티비를 보면서 즐겨 먹는 전자렌지에 돌려서 만들어 먹는 팝콘만 얼른 사려고 들어갔다. 입구에서 팝콘이 있는 선반까지 가는 길에 고기가 진열된 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세일” 이라고 쓴 푯말이 붙은 냉장고 안을 들여다 보니 내 눈을 의심할 일이 생겼다.
커다란 닭허벅지살이 여덟 개나 들어있는 큰 팩이 단돈 1.76달러라니! 한화로 계산하면 2천원 이라는 말이다. 크로거나 푸드라이온 등의 식료품점에서는 가끔씩 땡처리를 위한 물품에 색깔 스티커를 붙여서 특별세일가로 판매를 하는 일이 있는데, 아무리 그렇다해도 이렇게 파격적인 할인율은 본 적이 없었다. 아무리 대폭 할인을 해도 반값 정도로 할인을 하는데, 이 닭고기 팩은 3분의 1 가격으로 할인 판매를 하고 있었다.
어머 이건 사야해! ㅎㅎㅎ 원래 재고가 얼마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간 것인지 몰라도 냉장고 안에는 단 두 팩만 남아 있었다. 한 팩을 얼른 득템하고 팝콘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 메뉴는 한국식 양념치킨!
며칠 전에 아트 선생님 부부를 초대해서 식사를 했는데 선생님의 남편이 한국식 양념치킨을 엄청나게 좋아하며 잘 먹었다. 그 때도 닭고기 부위 중에 가장 싼 껍질과 뼈가 붙어있는 허벅지살을 사다가 뼈와 껍질을 제거하고 양념에 재워두었다가 튀겨서 만들었는데 원가에 비해 아주 큰 인기를 끌었던 요리가 되었다 🙂
2천원어치 닭고기를 사다가 튀겨서 양념을 묻혀 차리니 온가족이 두 끼를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분량이 되었다. 전날 오아시스 마트에서 사온 비빔라면을 곁들여 먹으니 여름날 점심 메뉴로 아주 훌륭했다.
팔도 비빔면 다섯 개가 들어간 팩이 6달러 정도 했는데, 두 개를 끓여서 남편과 두 아이들에게 나누어 먹게 했다. 비빔면 위에는 우리집 화단에서 키운 오이를 얇게 썰어 얹어서 장식을 하고 삶은 계란도 얹었다.
치킨을 많이 먹을 수 있도록 비빔면은 한 사람이 한 개가 안되는 분량을 먹게 했다. 치킨무도 곁들여 차리니 보기도 좋고 맛과 영양도 더 보탬이 되었다. 깜짝 세일을 하는 고기를 사다가 예정에 없이 깜짝 밥상을 차려서 먹이니 금전적으로 절약을 했다는 기쁨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두 배로 컸다.
2021년 8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