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간의 겨울 방학을 마치고 아이들이 어제 개학을 했다. 개학 하기 며칠 전에 윈터 스톰이 와서 미국 북동부 지역에 눈이 많이 오고, 그로 인해 고속도로가 얼음판이 되어 차 안에서 사람들이 20시간 이상 갇혀 있다든지, 눈 무게를 못이긴 나무가 쓰러지면서 지붕을 덮쳤다든지 하는 피해가 많았지만 우리 동네는 별 탈 없이 잘 지나갔다.
개학을 앞두고 방학 동안 느슨했던 생활 습관도 재정비하고, 공부에 최적화된 환경 마련을 위해 아이들에게 2층의 자기들 공간을 깨끗히 청소하게 했다. 나역시 아이들이 개학하면 출근을 시작해서 새 학기 준비를 하려고 마음먹었기에, 아래층의 주방과 거실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새 해 새 학기에 깔끔한 새출발을 준비한 것이다. 아래 윗층 대청소를 마친 다음에는 상으로 쇼핑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도 사주고 저녁 식사도 픽업을 해와서 먹었다.
개학날은 오징어 진미채 무침을 넣은 삼각김밥을 도시락으로 싸주어 등교를 시켰고 나도 오랜만에 연구실에 나가서 강의 준비 일을 했다. 2022년을 힘차게 시작하는 듯 했으나… 저녁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다음날의 최고 기온조차 영하에 머무르는 강추위가 시작되어 아이들 학교에 휴교령이 내렸다. 그러니까, 겨울 방학을 마치고 딱 하루 등교하고 다시 휴교를 한 것이다 ㅎㅎㅎ
남편이 드라이브웨이의 눈이 얼기 전에 치우는 동안에 아이들은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등교하는 대신에 해야할 과제를 했다. 길이 얼어 미끄러우니 나도 출근을 포기하고 집에 있기로 했는데 온가족이 집에 있는데다 남편이 화상 회의가 있고 하다보니 (게다가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정신이 흐트러져서 일은 하지 않고 식사준비를 하거나 뜨개질을 하며 놀게 되었다 🙂 다음 주에 날씨가 좋아지면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면 되지… 하는 생각이다 ㅎㅎㅎ
며칠 전에 아트 선생님이 남편 회사에서 남은 냉동 닭날개를 무려 10파운드나 (=대략 4킬로그램) 나누어 주셨다. 선생님의 남편은 식자재를 레스토랑에 공급하는 회사에 다니면서 가끔 주문 착오로 남는 식재료를 집으로 가지고 오는데, 아트 선생님이 혼자 다 먹을 수 없는 분량이어서 우리 가족에게 나눠주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런데 이 식자재의 품질이 아주 좋아서, 보통의 식료품점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맛이 좋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면 이런 닭날개 튀김이 열 개에 대략 10달러 정도 가격인데, 공짜로 얻은 것을 집에서 튀기니 맛은 더 좋고 돈은 아주 많이 절약했다. 고기가 무척 신선해서 별다른 양념이 없어도 맛이 좋았다. 냉동된 고기를 녹이면 거기에서 물이 조금 생기는데, 밀가루를 부어서 버무리면 따로 물을 넣지 않아도 튀김옷 반죽이 된다. 간을 하기 위해 소금을 조금 넣고 마늘가루와 굴소스도 아주 조금씩 넣어서 반죽을 해서 튀겼다. 레스토랑에서 파는 것보다 닭날개가 더 커서 딥 프라이어를 조금 낮은 온도로 맞추어놓고 (화씨 330도) 꽤 오랫동안 (10분) 튀겨야 속까지 잘 익었다. 레스토랑에서 파는 것은 보통 한 사람 당 6-8개 이상 먹게 되는데 이 제품은 크기가 커서 서너 개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2022년 1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