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오버 (또는 요크셔 푸딩) 만들기와 요즘의 식사 스케줄

팝오버 (또는 요크셔 푸딩) 만들기와 요즘의 식사 스케줄

Loading

팝오버는 영국의 요크셔 푸딩의 미국 버전이다. 요크셔 푸딩은 밀가루가 대중적인 식재료가 된 이후 영국 북부 지방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한 빵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재료와 조리법이 아주 간단하다. 그러니까, 옛날에 먹을 것이 지금처럼 흔하거나 다양하지 않던 시절에 만들기 시작한 것이어서 별다른 기술 없이, 간소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데, 소박하고 담백한 맛이 오래도록 이어져 내려오는 것 같다.

필요한 모든 재료가 이것이 전부이다.

머핀 틀에 버터를 넉넉하게 바르고, 오븐을 예열할 때 같이 넣어 예열을 할 동안, 단촐한 재료를 단촐한 방법으로 섞으면 된다. 반죽기나 다른 특별한 도구 필요없이 그냥 스푼으로 저어도 충분하다. 재료의 비율은 밀가루 한 컵에 미지근한 우유 한 컵, 계란 두 개, 소금 1/4 티스푼이다. 넉넉한 양을 만들려고 나는 그 두 배의 재료를 준비해서 만들었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는 않지만 조리과정에서 특이한 점이 있는데, 화씨 450도라는 높은 온도에서 굽는 것이다. 이는, 영국 북부 지방에서 석탄이 많이 생산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석탄이 흔해서 뜨거운 온도에서 요리를 하는 일이 자연스럽고, 그 덕분에 뜨거운 틀에서 갈색으로 변한 버터에 튀기다시피 굽는 빵이 탄생한 것이다.

화씨 450도에서 15분 굽는 동안 계란 덕분에 반죽이 천정 높은 줄 모르고 부풀어 오르는데, 영국 왕립 화학회에서는 10센티미터 보다 낮은 것은 요크셔 푸딩이라 할 수 없다는 재미있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

틀의 2/3만큼만 부었던 반죽이 어느새 부풀어 올라 틀 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성공적으로 부풀리기 위해서 빵을 굽는 동안 오븐을 열면 안된다. 인터넷에서 찾은 레서피대로 굽다가 자칫 탈 뻔 했는데, 아마도 오븐의 성능이 제각각 달라서 그런 것 같다. 우리집 오븐으로는 화씨 450도에서 15분간 굽고, 온도를 350도로 낮추어서 15분간 더 구우면 알맞다.

완성된 모습. 오븐의 성능 때문에 색감이 좀 짙게 구워졌다.
이런 모양이 정석이다.

요크셔 푸딩은 영국에서는 선데이 로스트 라고하는, 우리로 치면 가정식 백반 정식에 곁들여 먹는다. 밋밋한 맛의 빵이어서 고깃국물에 찍어 먹거나 채소와 함께 먹기 좋다. 지난 번 디즈니 크루즈 디너에서 어느날 주문한 요리에 이 빵이 곁들여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 사진을 82쿡에 올렸더니 선데이 로스트를 잘 아는 어느 회원이 댓글을 남겨주어서, 호기심이 생겨 검색하고 직접 만들어보기까지 했다.

오늘 아침 코난군의 아침 식사메뉴 팝오버

요즘 나는 아침 잠이 아주 많이 줄어서 시계 알람이 없이도 아침 6시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 예전에는 눈을 한 번 떴다가도 뒤척이며 다시 누워서 도로 잠이 들곤 했는데, 갱년기의 긍정적인 효과 덕분인지 눈을 뜨면 몸도 정신도 말짱하게 깨어나서 곧바로 일어날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아침 식사 준비도 예전보다 정성껏 할 수 있어서 좋다. 마침 방학이기도 해서,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남편과 코난군에게 정성이 깃든 아침밥을 해먹이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팝오버를 구워서 아직도 따뜻하고 쫄깃할 때 먹였고, 아침식사 설거지를 하면서 곧바로 점심 식사 준비를 해서 점심 식사도 아주 적절한 시간에 먹였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아침을 차리면 7시 45분에서 8시 사이에 아침 식사가 준비되고, 그러면 점심은 12시쯤에 먹을 수 있어서 가족의 소화기관에도, 방학중 흐트러지기 쉬운 일과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아침에 일찍 깨어나니 내 위장도 같이 깨어나는 듯, 나도 아침 식사 시간에 식욕이 생겨서 생전 안먹던 아침밥을 요즘은 꼬박 먹고 있다. 그러면 점심 시간에 허기를 느끼지 않아서 식사를 적당량만 할 수 있어서 좋다.

아침 설거지 이후 곧바로 준비하는 점심 메뉴
냉장고에 남은 채소를 모두 소진하는 요리, 골뱅이 무침 국수이다.

아침식사 설거지를 마치면서 곧바로 냉장고를 열어보고 점심 메뉴를 정한다. 오늘은 조금씩 남아 있는 채소를 다 먹어버리려고 골뱅이 무침 국수를 점심에 먹기로 했다. 여러 가지 채소를 잘게 썰고 초고추장 양념을 만들고 국수를 삶으면 점심 식사 준비가 다 된다. 채소 중에서 오이는 소금에 미리 절여놓고, 다른 채소는 썰어서 담아두었다. 초고추장 양념을 만들어서 일부는 오징어 진미채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양념장에 담궈놓기도 했다. 이렇게 준비를 마쳐두면 다른 일을 하다가 점심 시간이 되었을 때 국수를 삶아서 담아내기만 하면 된다.

골뱅이, 오징어진미채, 그리고 각종 채소를 초고추장 베이스 양념으로 버무린다.

디즈니 크루즈의 화려한 식사 경험을 살려서, 예쁜 그릇에 멋지게 담아내는 것은 소꼽놀이처럼 즐거운 놀이이고, 먹는 사람에게는 눈으로 한 번 더 맛을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아침과 점심을 잘 차려 먹고나면 저녁에는 남은 음식을 깨끗하게 먹어치우거나, 가벼운 식사를 하게 되니 건강에도 더 좋은 것 같다.

국수와 곁들여 먹는 골뱅이 채소 무침

2023년 6월 13일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