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불어난 뉴리버 강물이 흙탕물이 되어 흐르고 있다. 넘쳐난 물이 도로와 건물을 덮치기도 해서 연재 우리 지역의 상수도원이 많이 오염되었다. 마을마다 있는 정수장에서는 정수를 위한 약품을 넣어도 너무 많은 미생물 때문에 효과가 없다며, 수돗물을 끓여서 마시라는 권고 공지를 했다.
단순히 마시는 물이나 조리할 때만 주의하는 것이 아니고, 설거지나 과일을 씻을 때에도 수돗물을 바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샤워나 빨래는 해도 괜찮지만 샤워 도중에 수돗물이 입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다.
우리집은 역삼투압 정수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몰라도 박테리아는 걸러 준다고 하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 정수기에서 받은 물을 끓여서 마시고 있다. 냉장고에 달려있는 정수기는 성능이 그만 못해서 냉장고에서 자동으로 얼린 얼음을 먹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물을 끓여 마시라는 권고가 거두어지면, 수도관 안에 남아있을 박테리아 제거를 위해 물을 틀어서 버려야 하고, 그 동안 사용했던 정수기 필터도 버리고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2024년 10월 1일에 업데이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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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허리케인이라고 부르고 알파벳 순으로 이름을 지어준다. 이번 허리케인의 이름은 Helene 이니 올해의 여덟번째 허리케인이다. (알파벳 H가 여덟번째 글자) 이름에서 마지막에 e가 없었다면 헬렌 켈러의 그 헬렌과 같은 발음이겠지만, 마지막 e 때문에 헬렌 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헬린 이라고 뒷쪽에 강세를 주면서 발음한다.
미국 남단 플로리다를 지나 조지아를 거쳐 북상하는 동안에 4등급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약해지기는 했지만, 엄청난 비구름과 강풍을 몰고 와서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곳은 애팔래치아 산맥 덕분에 어지간한 자연재해는 피해가는 지역이지만, 이번에는 홍수 피해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우리집은 아무런 피해없이 안전하다.
하지만 예상되는 홍수 피해 때문에 금요일은 각급 학교가 다 휴교하거나 온라인으로 업무를 전환해서, 우리 가족 네 명은 모두 집에서 머물렀다. 아이들은 학교를 안가니 늦잠을 자고 푹 쉬었고, 남편도 강의가 취소되어서 오랜만에 한가롭게 쉬는 날이었다. 나는 오전에 예정된 회의가 온라인 화상 회의로 바뀌어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참석했다.
금요일 오전에는 장대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이웃집 쓰레기통이 쓰러지고 날아가는 일이 있었지만, 우리집 쓰레기통은 쓰레기차가 비워간 후 곧바로 가지고 들어와서 무사했다. 코난군이 아트레슨을 가야하는 오후 시간이 되자 비도 그쳐서 해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 동네에서 몇 십 마일 떨어진 카운티에는 토네이도 주의보가 내리고 우리 학교 가는 길에 있는 강변 공원에는 홍수가 나서 교통을 통제하는 일이 있었다.
페이스북에는 래드포드에 사는 동료들이 강변 공원의 홍수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 알리고 있다. 피크닉 쉘터가 물에 잠기고 테니스 코트와 정자가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모습이 보였다. 래드포드 시에서 관리하는 비셋 공원은 기상관측 이래 두번째로 큰 홍수를 겪은 것이라고 한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부터 흘러온 빗물이 구불구불한 애팔래치아 산맥 자락을 타고 천천히 흐르면서 웨스트 버지니아주로 넘어가려면 꽤 많은 시간이 지나야 홍수가 복구될 것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강인데 역설적으로 이름은 뉴 리버인 이 강은 특이하게도 남에서 북쪽으로 흐른다.
조지아 주와 플로리다 주는 허리케인 헬린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정전도 겪고 있다고 한다. 아직 허리케인 시즌이 끝나려면 한 달 정도 더 있어야 하는데 그 동안 또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2024년 9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