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의 대학교 기숙사 입주

코난군의 대학교 기숙사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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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대학교 신입생들은 8월 20일과 21일에 나누어 배정받은 기숙사에 입주를 한다.
코난군은 목요일인 어제 20일이 입주일이었고 입주 시간은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였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복잡하니 날짜와 시간을 미리 정해준 것이다.

코난군이 배정받은 기숙사

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해서 샬롯츠빌 코스코에서 필요한 물건을 조금 산 뒤에 배정받은 딜라드 홀 앞에 도착을 했다.
딜라드 홀과 구치 홀은 마치 쌍둥이처럼 똑같은 구조와 생김새라서 이곳 사람들은 구치-딜라드 라고 붙여서 부른다.
아래 지도에서 오른쪽은 구치 홀, 왼쪽은 딜라드 홀인데 딜라드 홀은 학생 식당인 렁크 홀과 바로 붙어 있어서 밥먹으러 다니기에는 조금 더 편리한 위치이다.

구치 와 딜라드 두 건물이 대칭으로 자리잡고 있다

평상시에는 주차는 커녕 정차도 허락하지 않는 도로에 안전조끼를 입은 직원들이 교통 통제를 하면서 차에서 짐을 내리게 했다.
짐을 다 내린 후에는 차를 멀리 있는 허락된 주차장에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돌아와서 짐정리를 해야 한다.
길 가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어 짐을 꺼내는 동안, 나는 직원과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코난군의 방 위치를 물어보았다.
방 번호가 340이니 아마도 3층이려니 짐작은 했는데, 그 3층이 결코 3층의 고도가 아니었다.

코난군은 딜라드 홀 3층에 있는 방을 배정받았다

건물이 언덕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1층에 가기 위해서만도 2층 높이 정도를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던 것이다.
한 방이 2층으로 된 구조라서 1층 다음은 3층인데 실제로 그만큼 계단을 더 올라가야 했고, 거기에다 코난군의 방은 3층에서도 윗층이어서 실내에서 한 층 더 올라가는, 끝없는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곳이었다!

구치-딜라드 홀을 소개하는 비디오에서 보이는 코난군의 방

유튜브에서 작년 신입생들이 제작한 구치-딜라드 홀 기숙사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찾았다.
아래 비디오에서 아프가니스탄 학생은 구치 홀을 보여주고, 미국인 백인 학생은 딜라드 홀을 소개하는 것을 교차 편집해서 보여주는데, 두 건물의 외관은 물론이고 내부 시설도 거의 똑같은 것을 볼 수 있다.
초반에는 공용 오락실, 세탁실, 같은 곳을 보여주고, 중반부에서 각자 자신의 방을 보여주는데, 그걸 보면 코난군의 기숙사 방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두 여학생이 각기 구치 홀과 딜라드 홀을 소개하는데 두 건물이 거의 완벽하게 쌍둥이 이다.

외부에서 들어가는 출입문은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학교 앱으로 스캔을 해서 열 수 있다.
신입생을 환영하는 의미로 선배 학생들이 이름표를 만들어 붙여 두었다.
보통의 다른 기숙사와는 조금 다른 구조여서, 한 스위트 안에 방이 세 개가 있고 각 방은 두 명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출입문에는 여섯 명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문마다 학생들의 이름이 써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법 큰 거실이 있는데 소파와 탁자가 있고 티비도 있다.
같은 스위트를 공유하는 학생들 끼리는 이미 그룹챗으로 서로 인사도 하고 여러 가지 의논도 해왔는데, 그 중 한 학생이 거실 티비에 연결할 수 있는 게임기를 가지고 와서 설치를 했다고 한다.

다른 기숙사와 달리 스위트 형식이어서 함께 쓰는 거실이 있다

거실 뒷편으로 방 하나가 있는데, 이게 룸 에이 방이다.
거실과 바로 붙어있어서 불편한 점도 있겠고, 무엇보다도 윗층에만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려면 남보다 다리 운동을 더해야겠구나 싶었다 ㅎㅎㅎ

아랫층에는 두 명이 쓰는 방 하나가 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윗층에는 방 두 개와 화장실 하나가 있다.
보통의 다른 기숙사는 한 층에 복도를 마주하고 십 수 개의 방이 있고 그들이 다 함께 사용할 화장실이 있는데, 이 기숙사 건물은 이렇게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꽤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방 두 개가 더 있다

좁은 공간에 계단을 넣다보니 폭이 좁고 빙글빙글 돌아가며 올라가는 계단이다.
그 계단을 다 오르자마자 정면으로는 화장실이 보이고 왼쪽에는 룸 비, 오른쪽에는 룸 씨 방이 있다.

계단을 오르자마자 보이는 화장실과 두 번째 방

룸 비 방은 화장실과 바로 붙어있어서 방문 앞에 신발을 둘 곳 조차 마땅치 앉아 화장실 문 옆 룸 씨 앞에 신발장을 놓았다.
그에 비하면 룸 씨는 화장실문과도 조금 떨어져 있고 거실이나 출입문과도 거리가 있어서 비교적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

코난군은 룸C 를 배정받았다

여섯 명이 화장실 변기 하나와 샤워부스 하나를 사용한다고 하니, 살짝 걱정스럽긴 하지만 서로의 시간표를 나누어 아침 등교 시간에 붐비지 않도록 잘 의논해서 살겠거니 믿기로 했다.

여섯 명의 학생들이 함께 쓰는 화장실

아직도 무릎 수술 후 회복기에 있는 남편은 무거운 짐을 나를 수 없기 때문에 나와 코난군이 숨가쁜 계단을 오르내리며 짐을 나르는 동안, 차를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한참 후에 방으로 돌아왔다.
남편이 오기 전에 코난군의 룸메이트와 그 부모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데, 노던 버지니아에서 왔다고 했다.
그 가족은 이미 짐 정리를 다 마치고 잠시 자리를 비웠고, 그 사이에 남편이 돌아와서 우리끼리 마음 편하게 짐정리를 했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룸메이트는 벌써 자리 정리를 마치고 잠시 나갔다

침대보를 깔고 한국에서 사온 침대 패드도 깔고 옷을 가득 담은 트렁크는 일단 침대 아래 수납 공간에 넣어두었다.
개강인 화요일 전까지 남는 시간이 많은 코난군이 직접 정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리 중인 코난군 쪽의 방

계단 운동으로 땀을 왕창 흘린 나는 선풍기 앞에서 좀 쉬고, 코난군과 남편은 각기 서랍장과 신발장 조립을 했다.
룸메이트 가족이 없어서 넓게 물건을 펼쳐놓고 조립하기도 좋았고, 우리 선풍기와 그 집 선풍기 두대를 틀어놓고 있으니 땀을 식히기도 좋았다.
에어컨은 시원하게 나오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랫층이 무거운 찬공기가 쌓여서 더 시원하고 코난군의 방이 있는 윗층은 그보다는 덜 시원했다.
하지만 코난군의 책상 앞으로 펼쳐진 동쪽 창 밖의 풍경은 참 보기 좋았다.

서랍장을 혼자서 조립한 코난군
신발장을 조립하는 코난아범

대략 큰 정리를 마치고 아래층 거실에서 쉬고 있는데, 기숙사 알에이 (RA, Resident Assistant, 사감은 아니고 기숙사 조교 형 쯤 되는 직책) 가 와서 이제 곧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거기서 바로 기숙사생 미팅에 갈거라고 안내해 주었다.
안그래도 남편과 나는 별로 배가 고프지 않지만, 그렇다고 코난군만 혼자 밥을 먹으라고 놔두고 오기가 마음이 불편했는데, 같은 기숙사 친구들과 알에이 형과 함께 서로 인사도 하며 저녁을 같이 먹는다고 하니 마음이 놓였다.

대략 정리를 마치고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코난군은 기숙사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갈 시간, 우리 부부는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 되었다.
하교후 집에서 혼자 저녁을 챙겨 먹고 기다릴 둘리양이 있어서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야 했고, 코난군도 언제까지 우리가 함께 있어줄 수 없으니 이별을 하기는 해야 했다.
마음씨가 곱고 여린 코난군은 아빠 엄마와 허그를 하는 동안 눈물을 글썽였다.
오늘 아침에 살짝 보니, 두 남매가 서로 방문 앞에 잘 가라 잘있어라 하는 쪽지를 써붙여 두기도 했었다.
둘리양은 아침 일찍 등교해야 해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코난군의 문에 작별 인사 쪽지를 붙여 두었고, 나중에 일어난 코난군은 마지막으로 제 방을 나서면서 동생 방문에다 쪽지를 붙여둔 것을 보았다.
하여간 의리 있는 남매이다 🙂

어떤 기숙사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어제 밤에 돌아와서는 피곤해서 금새 잠들었고, 오늘 금요일에 여유를 가지고 페이스북을 돌아보니 전날 입주한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들의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짐을 실어 나르는 가족들 사진을 보니 잠시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뒤에 보이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기숙사 건물

하지만, 드높은 계단을 수차례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을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컸다.
높은 곳에 위치한 덕분에 창밖의 풍경도 더 멋있고, 따로 운동할 시간을 못낼 만큼 바쁜 날에도 최소한의 운동을 할 수 있는 좋은 기숙사에 들어가게 된 것이 행운이다.

이 계단을 서너번 오르락내리락 하면 하루치 운동은 가뿐하다

페이스북에서 구치-딜라드 홀로 입주하는 사람들의 사진 몇 개를 가지고 왔다.
사람들의 표정이 재미있다.
아이가 좋은 대학교에 입학해서 기분은 좋지만, 무거운 짐을 들고 하염없이 걸어 올라가자니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
내가 바로 그랬다 ㅎㅎㅎ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 리 없건만…
체력 증진에 큰 도움이 되는 기숙사 건물

2026년 8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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