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일기: 8/4/2005 온리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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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의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으나, 2000년에 제작된 앨범 온리 러브는 뮤지컬 아리아를 주로 담고 있다. 예전 앨범들이 친숙하고 많이 알려진 노래를 담고 있는데 반해, 이 앨범의 노래들은 내게는 조수미의 목소리를 통해서 처음 다가왔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때가 2000년 가을… 남편을 처음 만날 무렵이었던 것 같다.

이유없이 내게 무뚝뚝하게 대하면서도 (나중에 알고 보니 나름대로 이유는 있었두만… 허영심 가득한 이화여대 졸업생, 또는 기독교 환자 등등의 나쁜 선입견…) 주말마다 식사 초대를 한다든지, 자동차 엔진을 봐준다든지 하는 호의를 베풀던 그 남자… 가 좋아지기 시작하던 그 가을이 아직도 내겐 설레임으로 남아있다.

그  가을이 깊어가면서…  처음의 용기와 호기심은 빛바래고 막막한 고단함만이 느껴지던 유학생활… 박사과정 진학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남편에 대해 깊어만 가는 마음… 그런 복잡하고도 애틋한 내 정서를 달래주던 그 음악을 오늘 연구실에서 다시 들었다.

신참내기 교수라고 창문도 없는 연구실을 배정받아서, 그 삭막함을 메꿔보고자 남편과 연애시절에 찍은 사진 액자를 가져와서 컴퓨터 옆에 놓은 김에, 조수미의 노래도 함께 틀었는데… 마침 서늘한 실내 공기가 더더욱 그 가을의 추억을 떠올리도록 도왔는지 모르겠다.

불확실한 미래… 불확실한 사랑…
그 시절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얼마나 확실한 행복속에 있는지…
저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나는 그로부터 5년 뒤의 나를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지금 내 가슴을 다시 설레이게 만드는 것은… 하루종일 마셔댄 커피일까…? 조수미의 노래일까…? 그 가을의 추억일까…? 아니면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저 남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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