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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서울의 한 유치원에 취직을 했더랬습니다. 난생 처음 내 힘으로 돈을 버는데 힘들지 않을 리가 없었죠.

일이 서툴러서 경력 교사라면 한 시간만에 마칠 일을 서너 시간 동안 끙끙거려도 다 끝내지 못하고… 애 볼래?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밭 맬래? 하면 말없이 호미들고 밭으로 나간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힘든 “애 보는 일” 을 하루 종일 하고나면 눈을 똑바로 뜰 힘 조차 없었던 그 시절…

그리고 덤으로 노처녀 원장 선생님의 “아주 세심하고 특별한” 교사재교육 방식과 왕복 세 시간이 더 걸리는 통근 거리까지 제게 주어졌었죠.

일 년이 지나고 다른 유치원으로 직장을 옮겼고, 그 때 처럼 힘든 시기는 지난 십 년 동안 다시 찾아 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두 번째 직장도 고달프긴 마찬가지였고, 직장 생활과 유학 준비를 병행하느라 늘 잠이 부족했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미국 땅에 혼자 똑 떨어져서 대학원 공부를 할 때도 결코 만만한 삶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10년 전의 그 때 만큼 힘든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만큼 힘든 일은 제게 생기지 않을 것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지금의 버거운 짐과 눈물겨운 노력이 나중의 내게 귀중한 자산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지요. 10년 전의 그 때는 그걸 몰라서 그토록 힘겹기만 했던 겁니다.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다음 주 강의 준비를 하면서… 머리를 긁적이고, 하품을 하기도 하며, 영어 사전을 수 십 번도 더 찾고, 커피를 들이 마시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그 괴로운 순간이 조금씩 쌓여서 제 기반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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