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노랑, 파랑, 보라색 옷을 입은 아저씨를 아시나요? 그들의 이름은 “위글스”, 우리말로 번역하면 꼬물꼬물 아저씨 정도가 되겠네요.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프릿쳇 선생님이 사랑하는 딸 매기를 위해 아틀란타에서 하는 공연을 보러 가신다고 해서 알게된 어린이 그룹, 위글스가 이번 여름에 또다시 미국 순회공연을 한다고 한다.
위글스는 호주의 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던 세 명의 남학생이 시작한 어린이 노래 전문 그룹이다. 전공과목의 숙제로 어린이를 위한 노래를 하나 만들게 되었는데, 그 반주를 위해 빨간옷의 <마리>가 친구인 보라색 <제프>를 영입해서 파란색 <앤소니>, 노란옷 <그렉>과 함께 1990년대 초반에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위의 사진에서 노란 옷을 입은 사람은 <그렉>이 아니다. 그는 2년 전부터 지병이 심해져서 그룹 활동을 못하게 되었고, 공연에서 백댄서로 활동하던 <샘>이 노란 옷을 물려받아 위글스의 새 멤버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넷 중에 <샘>의 외모가 가장 잘 생긴 듯 하다 ㅎㅎㅎ)
프릿쳇 선생님도, 위글스 팬을 자녀로 둔 다른 엄마들처럼, ‘도대체 아이들이 왜 그렇게 위글스 노래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나역시, 텔레비젼에서 위글스 노래만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는 영민이가 참 신기하다.
노랫말이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가락은 경쾌하다. 게다가 위글스 아저씨들과 깃털칼 해적선장 (Captain Feathersword), 꼬랑지 강아지 (Wags the Dog), 문어 헨리 (Henry the Octopus), 등등의 위글스 캐릭터들이 알록달록 옷을 입고 춤을 추면서 듣는 즐거움에다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내 짐작으로는 호주에서도 남자가 유아교육을 전공한다는 것이 그리 흔한 경우가 아닐 것 같다. 그러다보니 소수그룹인 남학생들이 더욱 친하게 뭉치게 되었고, 여자들과는 다른 신선한 관점에다 전공 지식이 더해져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만들고 공연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위글스 홈페이지를 보니, 호주, 뉴질랜드, 대만, 등 각국에서 공연을 하는데 한국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듯 하다.
한국의 유아교육 관련 기관이나 사업체가 마케팅을 한다면 큰 시장이 형성될텐데. 영어 유치원이나 짐보리 클래스에서 디비디를 소개하고 관련 활동을 소개하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호주에서는 위글스가 이미 웬만한 대기업에 버금가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18년 동안 출반한 씨디와 디비디가 수 십장이고, 어린이 놀이공원까지 세웠다고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