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민이 아빠는 가래떡으로 만든 음식을 잘 먹습니다. 분식같은 느낌이지만 쌀을 먹는 거라, 먹은 후에 속이 든든하고 편안하다고 하네요.
영민이는 “누들” 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합니다.
그래서 오늘 닭조림에는 가래떡과 당면을 넣기로 했습니다.
음식을 할 때는 무엇을 먼저 시작하고 어떤 순서로 진행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음식의 재료가 굳거나, 퍼지거나, 덜익거나 하는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그래서~ 제일 먼저 시작은 닭고기 손질부터.
삼계탕 끓여먹으려고 사둔 영계 한 마리를 꺼냈습니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껍질은 벗겨냅니다.
먹을 것 없이 뼈만 붙은 날개와 지방 덩어리인 꽁지는 잘라내 버립니다.
워낙 작은 영계라 냄새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우유에 재워보았습니다.
그리고 떡과 당면도 미리 불려 두어야죠.
닭이 잠자는 사이에 양념장을 만드는 것이 순서입니다.
안동찜닭 레서피, 하선정 조리법, 뭐, 뭐, 닭고기 요리 맛있게 하는 법이 많기도 하지만, 저는 언제나 그러하듯 내맘대로 조리법을 가장 즐겨 씁니다.
찬장에서 손이 가는대로 양념을 꺼내보니 마늘, 간장, 물엿, 설탕, 후추가 당첨되었군요.
흑설탕이 색깔과 향이 더 좋은데 다 떨어지고 없어서 흰 설탕을 쓰려고 꺼냈는데…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서 냉장고에 있던 팬케익에 뿌려 먹는 시럽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런 게 바로 내맘대로 조리법의 장점이지요.
냉장고 야채칸에서 내 손에 걸린 녀석들은 자주색 알감자와 베이비 당근, 그리고 양파입니다.
이제 모든 재료가 준비완료.
익는 속도를 고려해서, 감자와 당근을 먼저 볶다가 닭고기를 넣고, 그 모든 재료가 거의 익었을 무렵에 충분히 불린 떡과 당면을 넣었습니다.
아참, 유기농 당면은 생각보다 심하게 쫄깃거려서 전자렌지에 물과 함께 3분 정도 돌린 후에 볶았었군요.
간을 아주 슴슴하게 해서 밥반찬이 아닌 한그릇 요리로 먹었습니다.
영민이 아빠 그릇엔 가래떡을 듬뿍 담고, 영민이 그릇엔 당면과 당근을, 제 그릇엔 양파와 감자를 많이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