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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못난이 가래떡에 대한 재도전을 했다.

찐 밥을 푸드프로세서에 갈았더니 아무래도 입자가 거친 감이 있어서 이번엔 쌀을 가루내어서 쪄보기로 했다.

백설기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쌀을 하룻밤 내내 충분히 불린 후에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빼고 푸드프로세서에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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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찜솥에 아무런 추가-물이나 설탕 소금 같은 것-없이 30분 간 쪘다.

대략 모습은 백설기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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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가래떡을 만들려고 했는데, 괜시리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진데다, 마침 옆에서 쫄깃한 우동이 먹고싶다는 일 인이 부추기는 바람에 방향을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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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대로 반죽을 납작하게 밀었던 것이었다…

어릴 적에 티브이에서 방영하던 미국 만화 – 딱따구리라든지, 톰과 제리 같은 – 에서 아줌마가 화가 나면 이렇게 생긴 걸 들고 아저씨를 막 패주던 장면이 아직도 생각난다.

반죽에 무게를 더하면서 남작하게 밀도록 만들어진 방망이라서 꽤 무겁기 때문에, 저걸로 머리통을 내리쳤다가 잘못하면 뇌진탕 혹은 사망사고 까지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만화는 만화일 뿐, 따라하지 말자!

코난군 아버지, 내가 맨정신으로는 이걸 무기로 사용할 일 없을테니 안심하시구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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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반죽이 상당히 많이 쫄깃해서 이보다 더 납작하게 만들기는 어려웠다.

칼로 썰고나니 두꺼운 일본식 우동 면발 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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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오만가지 맛난 재료를 넣고 육수를 만들었다.

오만가지 재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말린 멸치와 새우, 다시마, 표고버섯, 무, 양파 정도가 되겠다…

그렇다.

꼴랑 여섯 가지 재료를 “오만”가지라고 뻥튀기 하는 나는, 과장이 심한 “박과장님” 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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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 국물만 따라내서 면발을 한 번 담궜다가 건져냈다.

이미 다 익은 면이므로 끓일 필요는 없고, 그냥 국물에 한 번 적셔서 표면을 부드럽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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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져낸 면발 위에 게맛살, 당근, 파와 김으로 고명을 살짝 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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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육수를 가만히 부어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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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을 쉽게 만드는 비법:

당근이나 파를 그냥 넣으면 너무 딱딱하거나 질겨서 국수와 어우러지기기 어렵다.

그렇다고 일일이 후라이팬에 따로 볶는 것은 귀차니즘 정신에 위배된다.

그럴 때 요렇게 접시에 놓고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주면 알맞게 부드러워진다.

중요한 포인트는, 재료별로 익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가장 딱딱한 당근을 먼저 넣고 30초간 돌린 다음, 파를 같은 접시에 추가해서 30초 더 돌리고, 마지막으로 차가운 기운만 가시면 되는 게맛살을 더 추가해서 20초를 더 돌려주는, 이른 반 “단계별 재료 추가” 전략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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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의 면발은 그 어떤 시판 우동 사리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쫄깃하고 시간이 지나도 퍼지지 않았다.

“면식수행의 기본은 면발” 이라 주장하는 남편과,

“면식수행의 가장 중요한 신공은 국물맛” 이라 믿는 내가 모두 만족할 만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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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만들고 남은 떡반죽은 이렇게 가래떡을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쌀 세 컵을 불려서 떡을 만드니까, 우동 두 그릇에 떡볶이 2인분 분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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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을 썬 김에 어묵과 야채도 다 썰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다음날 냄비에 넣고 양념만 더해서 끓이면 간편하게 떡볶이를 만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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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질을 하는 시간과, 설겆이며 부엌 뒷정리를 하는 시간을 활용해서 계란도 삶았다.

떡볶이의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계산 사리가 필수인 것이 그 첫째 이유이고, 코난군이 밥대신에 “엄마, 에그 톡톡~~” 하면서 한 끼 식사로 즐겨 먹는 메뉴이기에, 동네 마트에서 산 유기농 계란을 갯수 넉넉하게 삶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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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니면서 주부노릇까지 하다보니, 부엌일을 하면서도 자투리 시간과 자투리 노동력을 활용하는 능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칼과 도마를 사용한 김에 다른 재료도 미리 썰어두면 다음 번 음식할 때 시간이 절약되고, 칼과 도마를 설겆이하는 물과 세제도 절약이 되니 일석이조 인 셈이다.

그리고 계란삶기는 옆에 붙어서서 타지 않도록 저어주거나 양념을 더해 넣을 일이 없는 조리이므로, 끓어넘치지 않도록 불조절만 잘 하면, 설겆이나 청소 등의 일과 병행할 수 있다.

게다가, 삶은 계란은 찬물에 담궈놓으면 껍질이 잘 벗겨지는데, 이렇게 전날 밤에 삶아서 그대로 놓아두면 다음날 아주 쉽게 껍질을 벗기고 먹거나 다른 음식에 활용할 수 있어 좋다.

다음날 먹은 떡볶이 사진이다.

한국마트에서 사다먹는 가래떡에 비해 훨씬 쫄깃하지만 딱딱하지 않아서 양념이 잘 배어들어서 맛이 좋았다.

라면 사리에 계란 사리, 야채도 듬뿍넣어서 먹으니, 한국 길거리 포장마차가 그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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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프로세서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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