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1

띵똥~ 타이머로 아이와 협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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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똥~ 을 외치는 차승원, 아니 독고진

요즘 방영하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 초반부에 차승원이 연기하는 한국 최고 배우 독고진 이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 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다짜고짜 스피드 퀴즈를 푸는 장면이 있었다.

원래는 퀴즈에 참여할 마음이 별로 많지 않았던 독고진이 어쩌다 첫 번째 문제를 맞추고 “띵똥~” 소리를 듣자 그만 퀴즈에 완전 몰입해서 미친듯이 퀴즈를 풀고, 그러다 자신의 치부까지 방송에 공개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에피소드가 참 재미있었다.

요즘 우리집에서도 간간히 띵똥~ 소리가 들린다.

코난군은 더 놀겠다고 하고, 나는 이제 그만 씻으러 올라가자고 할 때, 코난군은 티브이를 더 보겠다고 하고, 나는 이제 그만 어린이집에 가자고 할 때, 등등의 경우에 아이폰에 있는 타이머와 알람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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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 내장된 타이머 기능

아직 시계를 읽을 줄도 모르고, 시간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코난군이지만, 타이머를 사용하면 아무런 불만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엄마와 정한 약속을 잘 지킨다.

온몸이 땀으로 끈적끈적해져서 샤워를 해야한다는 것도 알고, 샤워를 하고난 후에는 계속해서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자기 스스로의 의지로 지금 하는 놀이를 멈추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코난군.

그렇다고, 엄마나 아빠가 “이제 그만” 하고 놀이를 중단시키면 수긍보다는 분노감이 먼저 생기는 코난군이 왜 타이머의 말은 그렇게도 잘 듣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행동의 규제를 객관적인 제삼자가 해주기 때문이다.

자신도, 아빠엄마도 아닌, 다른 녀석이, 그 어느 쪽의 편을 들어서 편파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닌, 순수하고 객관적으로 “이제 그만 스탑할 시간” 이라고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부모 입장에서도 참으로 편리하고 감정소모가 없는 방법이다.

몇 분간 더 놀것인지 아이와 정하고, 아이가 보는 앞에서 타이머를 맞춰두기만 하면, 더 이상 신경쓸 일 없이 아이가 놀도록 놔두면 되기 때문이다. 아이도 엄마도 깜빡 잊고 있다가도 타이머가 내는 띵똥~ 소리 덕분에 각자 하던 일을 멈추고 다음 일을 진행할 수 있어서 좋다.

어디 그 뿐이랴.

타이머를 자주 쓰다보면 아이에게 시간개념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5분 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짧은 시간인지 경험으로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활동과 하루 일과를 계획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스스로 배울 것이다.

또한, 아이가 부모의 지시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계획에 따라서 행동을 조절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은 어린 코난군이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기능이 지금 아이폰의 타이머에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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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는 앞으로 얼마 만큼의 시간이 남아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인터넷으로 이미지를 검색하다가 찾은 시계인데, 아이폰 애플리케이션도 이런 것이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그 누군가가 어린이용 타이머 앱을 잘 만들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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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를 닮은 전자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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