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나 미국이나 상관없이, 명절이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온가족이 함께 먹고, 또한 이웃과도 나누어먹는 것이 인지상정인가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여기저기서 음식을 얻어먹게 된다.
주교수님네 크리스마스 디너는 멕시칸 음식으로 메뉴를 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종류별로 살사를 만들어서 나누어 주셨다.
매콤달콤했던 옥수수 살사
이건 정통 멕시칸 스타일의 살사
그리고 특이하게도 파인애플을 넣은 살사
손도 크시지… 이렇게나 많이 담아주셨다.
추운 겨울날에는 따뜻한 차 한 잔도 참 좋다. 바바라 선생님이 손수 애플사이다 조리법을 겉봉에 적어주신 애플시나몬 티와 크리스마스 티, 그리고 작은집 모양의 차를 우려내는 통이다.
이렇게 찬 한 잔 앞에 두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쿠키이다.
해마다 그래왔듯이 올해에도 앞집, 옆집, 아랫집에서 쿠키 선물이 많이도 들어왔다.
도리스 할머니가 구워주신 쿠키는 너무나 맛있어서 사진도 찍기 전에 다 먹어치웠다.
얻어먹는 처지에 건방지긴 하지만…
도리스 할머니 솜씨는 95점, 조앤 할머니 솜씨는 90점, 메리 아줌마 솜씨도 90점 동점, 제프네 아줌마 솜씨는 88점… ㅋㅋㅋ
이렇게 얻어먹기만 하고 입을 싹 씻는 것은 이웃간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코난군 아범이 모처럼 주방에 납시었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서 마침내 탄생한 단팥빵!
부창부수? 부팥부붕! 남편은 팥빵을 굽고, 마누라는 붕어빵을 열심히 구웠다.
이렇게 담아서 앞집, 옆집, 아랫집에 모두 한 접시씩 돌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도 크리스마스 문양이 예쁘게 들어간 일회용 접시나, 하다못해 예쁜 냅킨이라도 사다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밋밋한 일회용 접시에 담으니 정성이 부족해 보이는 것 같았다.
자, 이제 남은 단팥빵은 어떻게 처리하지?
모양이 좀 나은 것은 이웃집에 보내고, 못난이 빵이 한가득 남았는데, 코코아 한 잔 타서 아침식사로 먹으니 “못생겨도 맛은 좋아!”
그러나… 선물로 들어온 쿠키와 단팥빵 더미 속에 있으니 뱃속이 니글니글~~ 해져서 매운 고추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여서 밥에 비벼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도 기름진 명절 음식을 먹다가 먹다가 물리면 개운한 된장찌개를 먹곤 하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명절 풍경이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한 점이 많다…
2011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