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일기 12> 생생한 출산현장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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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아침 6시 15분 병원 도착

모니터 붙이고 정맥주사 꽂고 팔찌 달고 등등 각종 채비

나중에 덧붙임 –> 신참 간호사가 왼손 손등에 멍자국만 남기고 결국은 경험많은 간호사가 와서 오른손에 정맥주사를 꽂았는데, 그것도 약하긴 하지만 아프고 괴로웠음.

8시에 의사가 자궁경부를 인위적으로 늘이는데 이건 좀 아프다

이 때가 4 센티미터

8시 30분에 보다 빠른 진행을 위해 의사가 양수를 터뜨림

지금은 아홉시  코난군은 아빠와 함께 어린이집에 잘 갔을까?

나중에 덧붙임 –> 최근 며칠 들어 코난군이 아침에 엄마와 헤어지는 것을 유난히 싫어했다. 아마도 어린 자기 생각에도 동생이 태어나는 것이 우리 가족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올거라는 예감이 들고, 그로 인해 불안한 마음이 어느 정도 있지 않았나 짐작된다.

아홉시 삼십분 마사지 (원어로는 머싸아쥐)  서비스를 받고있다

발마사지를 하는데 릴랙스하고 하게되어서 좋다

좀 있다가는 등맛사지도 해준단다

생각지 못한 호강이다

나중에 덧붙임 –> 이리도 좋은 써비스를 코난군 출산 때에는 왜 못받았는지 돌이켜보니, 그 날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명절, 추수감사절이라 맛사지사가 근무를 안하는 날이었다고 한다. 공휴일이나 주말, 혹은 야간 시간에 아이를 낳는 사람은 결코 누릴 수 없는 써비스였다.

10시 즈음에 코난아범 병원에 도착

코난군은 저녁에 베이비 시스터로부터 선물을 받을거란 말에 기분이 좋아져서 등원했다고 함.

코난아범이 도착하고 맛사지가 끝나갈 무렵부터 본격적인 자궁수축과 진통이 시작됨.

10시 10분 부터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는데 에피듀럴 주사를 놓아줄 마취과 의사는 안오고…

마침내 10시 40분 쯤에 도착해서도 온갖 부작용이나 주사놓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느라, 그 시간 동안 진통을 견디기가 힘들었음.

마지막으로 에피듀럴에 대해 질문이 있니?

하고 의사가 물었을 때 나의 대답은, “No, just do it NOW!!!” 였다 ^__^

척추에 주사를 꽂고 약물이 들어가는데에도 꽤나 시간이 걸렸는데, 마취과 의사가 나가자마자 산부인과 의사가 들어와서 곧바로 푸쉬를 시작해야할 정도로 진도가 빠르게 나가고 있었다.

11시 조금 넘어서 푸쉬를 두 번 하고 세 번째에, 11시 21분에 아기가 태어났다.

코난군 때보다 약간 작은 싸이즈였는데, 6파운드 15온스 (거의 7파운드) 몸무게에 19인치 신장이다.

DSC_7557.jpg

본격적인 진통 시작으로부터 출산까지 걸린 시간이 한 시간 정도이다보니, 내 상태도 아주 멀쩡…

DSC_7555.jpg


11시 50분에 수민이는 생애 첫 식사 – 모유수유 – 를 하고, 나는 1시에 점심을 먹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병원에 오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기 때문에, 맛없는 병원 식사를 깨끗히 비웠다.

코난아범은 코난군에게 동생이 주는 선물을 준비하고, 코난군을 어린이집에서 픽업해서 데려오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고, 수민이는 간호사가 와서 목욕을 시켜주었다. 요 녀석은 지 오빠와 달리 아주 많이 버둥거리고 아주 큰 소리로 많이 운다. 지금도 옆에서 매우 시끄럽다…

지금 현재 오후 두 시 반…

몸과 마음과 정신이 멀쩡하지만, 딱 한 군데, 절개하고 두어바늘 꿰맨 자리가 조금씩 아파온다.

예전에도, 이것만 아니면 훨훨 날아다닐 수도 있을 만큼 회복이 빨랐는데, 이번에도 딱 하나, 이것이 불편하다.

그래도 열 몇 시간씩 진통했다는 산모들에 비하면 지금의 몸상태에 감사한 마음이다.

옛날에 에피듀럴이 없던 시절에 아이를 낳은 모든 선배 산모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2012년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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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원

한가한 틈을 타서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아기 소식과 사진을 보내고, 한국에 계신 엄마와 화상채팅도 했다. 한국은 이른 새벽 시간인데, 엄마는 전날 저녁부터 내 걱정으로 잠을 잘 못주무시고 깨어서 계셨다고 한다.

그러실 듯 해서 스카이프로 접속을 해서 아주 심하게 건강하고 멀쩡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 효도라면 효도라 할 수 있겠다 ^__^

저녁 다섯시 쯤에 코난군, 코난아범, 그리고 주교수님이 왔다.

“베이비가 예뻐!” 라고 거듭 말하는 코난군에게 베이비가 주는 선물이라며 최근에 무척 좋아하는 놀이 주제인 스타워즈 레고 장난감 박스를 안겼더니, 아기 살펴보랴, 선물 열어보랴, 이상한 침대에 누워서 주사를 꽂고 있는 엄마 쳐다보랴, 무척 바쁘다.

막내 아기를 낳은 임산부가 얼른 다이어트해서 예쁜 몸매를 회복하라는 의미로 매 끼니마다 아주 맛없는 음식을 제공하는 병원측에 감사하는 바이다.

아침과 점심 저녁 골라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디저트와 음료까지 다양한데, 막상 시켜놓고 보면 이건 뭐… 월마트제 냉동식품 데워온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인분의 환자식으로 코난아범과 코난군 까지 세 식구가 나눠 먹어도 될 정도로 양이 많기도 하고, 맛이 없기도 했다. –> 오병이어의 기적과 비슷한가?

아기는 내가 낳았는데 몸살기운을 느끼는 코난아범이 코난군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나는 수민이에게 젖을 한 번 더 먹인 다음 숙면을 위해 신생아실로 보냈다.

그런데 몇 년 만에 이렇게 호젓한 저녁 시간을, 내일 일 준비나 집안 일 걱정 같은 것 없이 편안하게 보내게 되니 밤이 지나가는 것이 무척 아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간호사에게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이 다음에 블로그에 올리려고 병실 곳곳 사진도 찍어두고, 수없이 쏟아지는 축하이메일도 읽고,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다.

알흠다운 밤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