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티나의 생일파티에서 알게된 러시아인 부부는 매운 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했다. 보드카를 함께 마시며 러시아에서 그렇게 – 지금까지도-유명하다는 한국계 락커 빅토르 최 이야기도 듣고, 사할린 동포들이 개발해서 전파한 음식인 코리안 당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우리와 친해졌다.
코난아범의 테니스 친구인 에드리언과
그의 아내 티나가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이전 글에서 이미 쓴 바 있다. 이번에는 티나의 어머니께서 프랑스에서 다니러 오셨다고 해서 함께 초대했다. 여담이지만, 티나와 티나의 어머니는 누가 봐도 “프랑스 여인” 처럼 생겼다. 우아하고도 화려한 자태… 부럽다.
일단은 와인과 함께 가벼운 에피타이저로 야외에서 파티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뛰어놀고…
어른들은 이야기하며 놀고…
알렉산더와 크사나(?) 부부는 아들을 데리고 왔는데…
안드레아는 코난군을 동생처럼 데리고 잘 놀아주었다.
어딜 가든 그 모임의 모든 애기들의 종착역이 된다는 에드리언은 둘리양을 예뻐하며 안아주었다.
빅히트가 되었던 해물부침개와 돈까스가 에피타이저 였다면…
메인 디쉬는 한국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메뉴를 골랐다.
엄청 매운 양념으로 버무린 배추김치 겉절이
오이소박이
무생채는 러시아인들이 알고 있는 코리안 당근과 가장 흡사한 맛일 듯 해서 만들었다. 중국에는 짜장면이 없는 것처럼, 한국에는 없는 코리안 당근은, 옛날에 연해주로 강제이주했던 조선인들이 김치를 그리워하며 만들어먹은 음식이라고 한다.
세 가지 김치와 함께 준비한 고기음식은 아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안매운 불고기와, 김장김치에 돼지갈비를 넣고 두 시간 동안 육수를 부어 끓인 김치찜 두 가지였다.
젓가락을 참 잘 쓰는 쌍둥이 남매 나이라 와 알렉스
코난군은 알렉스 형아 옆에 앉겠다고 해서 엄마 아빠와 멀리 떨어져 앉았다. 나중에 놀 때는 안드레아와 더 잘 어울리고 놀았다.
와인으로 건배하고, 백세주도 마시고, 보드카도 마시고…
현충일인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긴 주말의 첫날인 토요일인지라, 밤 늦게까지 마시려고 계획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모두들 밤 열 두 시쯤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코난아범의 해장을 위해서 끓인 콩나물국…
나는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
2012년 5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