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보니… 하는 야은 길재 선생의 시조가 생각난 이유는…
카메라를 정리하면서 묵은 사진을 포스팅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집 아니무니다.
우리 장난감도 아니무니다.
얘네들 집에 놀러갔스무니다.
가장 왼쪽의 빨간옷 입은 사람은 이웃집 아줌마, 그 옆은 데비 교수의 남편인 데이비드, 그가 안고 있는 건 이웃집 아줌마네 애기, 그리고 건너편에는 둘리양과 그의 부친. 저멀리 언덕배기에 쭈그리고 앉은 사람이 바로 나의 동료 교수 데비이다.
데비네 이웃집 애기는 4개월
둘리양은 5개월, 둘이 비슷한 나이였다.
이 날의 모임은 데비의 딸 올리비아가 주최한 아이스크림 파티였다.
아이스크림 위에 갖가지 타핑을 원하는대로 얹어서 먹는 것
코난군과 데비네 둘째 아이 캘빈이 타핑을 고르고 있다.
캘빈의 옷차림에서 알 수 있듯이, 스파이더맨 놀이가 요즘 주요 관심사라고 한다.
코난군도 마침 스파이더맨 장난감을 가지고 간 덕분에
두 소년이 즐겁게 스파이더맨 놀이를 하고 놀았다.
데비네 집 지하실에 마련된 놀이방에서 기차놀이도 하고
여러가지 코스튬을 입고 극놀이도 하는 요 녀석들은…
사실 불과 4년 전에 요런 모습이었다.
데비와 나의 모습은 별로 변한 것이 없는데…
아이들은 이렇게 쑥쑥 커버린 것이다.
어디 그 뿐이랴
데비네 멍멍이 베일리를 이렇게 뽈뽈 기어서 쫓아다니던 녀석이…
이젠 멍멍이보다 훌쩍 더 큰 모습으로 자라났다.
이러니, 산천은 의구하고, 부모도 멍멍이도 의구한데, 애들은 쑥쑥 빨리도 자란다고 시 한 수 읊을 수 밖에…
2012년 8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