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의 생일은 토요일이라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었다. 그래서 하루 전인 금요일 오후에 반 친구들과 함께 먹을 컵케익과 쥬스를 사가지고 학교에 갔었다. 코난군의 말에 의하면 다른 아이들도 엄마가 컵케익과 음료수를 사가지고 와서 친구들에게 나누어준다고 한다. 며칠 전에 동네 가게에 함께 가서 어떤 디자인의 컵케익을 주문할지 정하고, 코난군의 담임 선생님께는 이메일로 금요일 몇시쯤이 좋은지 여쭈어보고, 그렇게 준비를 했었다.
선생님이 알려준 오후 2시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아이들은 특별활동 수업을 가고 교실이 비어있어서 나혼자 돌아보며 구경을 했다.
전에도 말했듯, 코난군네 학교는 열린교실 이라는 교육풍조가 유행하던 196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 교실의 출입문이 따로 없고, 복도에서 교실이 들여다보이는 구조인데, 아무래도 소음과 시각적 방해가 있다보니 이렇게 캐비넷이나 가림막 막은 것으로 입구를 막아두고 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명절을 주제로 꾸며두었다.
교실 안으로 들어가서 정면을 바라보고 찍은 모습이다. 새하얗게 보이는 스마트보드는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고, 전자펜으로 글씨를 직접 쓸 수도 있는 장비이고, 그 오른쪽에 덜 하얀 것이 화이트보드이다. 보드의 오른쪽에는 선생님의 책상이 있고, 코난군의 자리는 사진에서 가장 왼쪽이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것을 자세히 보니, 지난 번 할로윈 기간에 아이들이 박쥐에 대해 배운 것을 그리고 써서 박쥐모양으로 매달아 장식을 했다. 코난군은 박쥐의 송곳니를 연출하느라 이 사진을 찍을 때 드라큘라처럼 송곳니를 드러내고 찍었다고 한다.
여기가 바로 코난군의 책상. 알파벳과 숫자, 색깔 이름, 기본 도형 이름 같은 것이 적힌 표가 붙어있어서, 아이들의 자율학습을 돕는다.
책상의 상판을 열면 이렇게 소지품을 넣어두는 공간이 있는데, 코난군의 책상은 그만하면 제법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편이다. 어떤 아이들은 종이자락이 삐죽하니 튀어나와 있기도 하고, 온갖 허접쓰레기가 뒤엉켜 있기도 했다.
아이들이 교실로 돌아와서 코난군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있는 모습니다. 금발머리에 청바지를 입은 사람이 코난군의 담임 왓킨스 선생님이고, 코난군은 자기 자리가 아닌, 교실의 한가운데에 서서 친구들과 선생님의 축하를 받는다.
생김새처럼 깔끔한 왓킨스 선생님은, 생일 노래를 다 부른 다음에는 컵케익을 받아서 운동장에 나가서 먹도록 했다. 아이들이 케익을 먹다가 흘려도 괜찮고, 또 먼저 다 먹은 아이들은 뛰어놀 수 있어서 행동지도를 따로 할 필요가 없어 좋았다. 아이들이 뛰어 노는 운동장은 잔디가 깔려있는 곳과, 푹신한 흙이 깔려있는 곳, 그리고 시멘트 바닥에 지붕이 있는 벤치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작년에 킨더학년을 다닐 때보다, 신체적으로도 많이 자랐지만 친구들과 활발하게 어울려 노는 모습이 훨씬 더 씩씩해진 코난군이다.
어린이집 행사 무대 위에서 울던 녀석이 이렇게 자라서 수백명의 관객 앞에서 이렇게 여유로운 표정으로 노래하고 춤을 추게 된 것을 보니 참 많이 자랐구나 싶다. 지난 달에 카우보이 관련 공연할 때의 모습이다.
2014년 12월 9일